메뉴 건너뛰기

close

하동참여자치연대가 하동군의회에서 '빈손 해외연수'를 하는데 예산은 100% 사용했다며 '국내연수 전환' 내지 '자비 부담률 도입' 등 관행 개선을 요구했다.

하동군의회는 지난 8월 27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사할린에서 해외연수를 실시했다. 의원 7명과 공무원 등 13명이 참여했고, 국회연수비용 2200여만원을 썼다.

의회는 당시 해외연수 목적이 "해외의 초현대식 노인·장애인종합복지관 및 재래시장, 쓰레기 소각시설과 유서 깊은 문화·체육시설의 보존·활용실태를 벤치마킹 하고 각각의 환경·사회복지시설 등을 비교·분석하여 군정 현안 사업과 의정 활동에 접목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의회는 지난 9월 "2017년 하동군의회 공무국외연수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동참여자치연대는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빈손 해외연수'라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의원들이 방문한 블라디보스톡의 타우복지관과 재래시장, 폐기물처리장 등은 해외의 초현대식 시설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했다.

타우복지관은 40여명의 행려병자와 노숙인을 수용하는 교황청 산하 단기 복지시설로 실제 운영은 한국 수도원에서 파견 나온 10명의 수사와 수녀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복지관이고, 재래시장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시장이었고, 폐기물처리장도 선진적이라 할 만한 시설이나 운영체계는 없었다는 것.

이 단체는 "49쪽에 달하는 연수 보고서 어디에도 이들이 내세운 해외연수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며 "연수 보고서 49쪽 중 10쪽이 방문지인 러시아와 방문 도시 소개였고 30쪽이 방문 장소에 대한 일반 개요와 사진이며, 견문 소감과 총평은 9쪽에 불과했다"고 했다.

이 단체는 "견문 소감에서도 이번 연수의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보고서 말미에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톡의 경제 상황이 우리나라의 70~80년대, 80~90년대와 유사했다'고 기술하여 이번 연수가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이루어진 연수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고 했다.

하동참여자치연대는 "주민들의 혈세를 사용하는 해외연수는 명확한 연수목적을 가져야 하고, 의정활동과 입법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치밀한 조사를 통한 현실적 방안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지방의회 출범 이후 25년 넘게 해외연수가 아니라 '외유연수'가 반복되고 있고, 주민들의 따가운 눈총과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외유성 해외연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목적에 부합하는 국내연수로의 전환, 공무국외여행 심의위원회에 전문가와 주민참여 확대, 꼭 필요한 해외연수에 대해서는 자비 부담률을 두는 등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하동군의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보다 후진국이라도 배울 점이 있다고 본다"며 "외유성 국회연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동군의회.
하동군의회. ⓒ 하동군의회



#하동군의회#하동참여자치연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