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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5부 요인들로부터 최근 해외순방 성과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장관 인사 문제로 인해 경색된 정국 상황을 놓고는 '훈수'를 들었다.

 

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로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초청해 마련된 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진작에 모시고 싶었는데 헌재소장 인준이 늦어질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인준되는 대로 모실 작정이었다"면서 "(회동이) 많이 늦어졌다"고 이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 말고는 다들 선배시니까 제가 신고드리는 의미가 더 크다"며 예를 갖췄다.

 

실제로 이날 참석자 중 53년 1월생인 문 대통령보다 생일이 이른 사람은 정 의장(50년생)과 이 총리(52년생), 양 대법원장(48년생)이다.

 

'한 말씀 해달라'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요청에 정 의장이 "한 말씀 보다는 긴 말씀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 의장은 "대한민국 정상외교가 실종돼서 국민 걱정이 매우 컸는데 대통령께서 한미 정상회담과 G20 다자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쳐서 외교를 복원하고 일을 잘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수고가 많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내 정치상황으로 화제를 전환하면서 "정치권의 핵심 키워드는 협치인데 정부나 국회, 여야가 협치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 의장의 말을 경청했다.

 

훈수는 그 뒤에 이어졌다.

 

정 의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정부·여당이 더 큰 책임으로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생각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정부·여당이 송영무·조대엽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고집해서만은 안 된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정 의장은 "협치의 물꼬를 트는 측을 국민은 더 존중하고 평가할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치가 제 역할을 하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제안했다.

 

부담스러운 지적일 수 있음에도 문 대통령은 "저는 (외국에서) 엄청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국회나 정치 상황이 딱 그대로 멈춰 있어서…"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민감한 정치적 상황이 언급돼 분위기가 자칫 무거워질 수 있었지만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덕담을 건넸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본인은 힘드시겠지만 외국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벌이고 대한민국을 각인시켜주는 활약을 보니 온 국민이 뿌듯해 하고 긍지를 느꼈으리라고 믿는다"며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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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대통령, #5부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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