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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200억 투자 약속... 그러나 곳곳에 뻥튀기 의혹

부영그룹(회장 이중근)이 특혜의혹 논란 끝에 지난 4월 19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911번지 일원 옛 대우자동차판매부지 49만 9575㎡(약 15만 2000평)에 7200억원을 투입해 복합테마파크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영은 인천시청에서 송도테마파크 마스터플랜 변경안 설명회를 개최하고, 예술의 숲이 콘셉트인 테마파크(40%), 인천항이 콘셉트인 워터파크(13%), 문화·휴양시설인 퍼블릭파크(12%) 3가지로 구성한 도심공원 형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부영은 또 테마파크에 인천 팔미도 등대 형상을 한 높이 150m 규모의 세계 최고 전망대인 수퍼자이로타워를 건설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영은 2020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환경, 교통영향평가 등 제반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올 11월까지 실시계획 변경인가를 완료한 뒤,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자동차판매 부지 개발사업은 테마파크 개발사업과 도시개발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시가 도시개발사업을 허용하는 대신, 사업자는 도시개발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테마파크 개발로 환원해야 한다.

부영은 지난 2014년 10월 동춘동 911번지 일원 테마파크 부지(49만 9595㎡, 약 15만 2000평)와 907번지 일원 도시개발사업 부지(53만 8600㎡, 약 16만 3000평)를 총 3150억원에 매입했다. 3.3㎡당 100만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그 뒤 기한 내 사업계획 제출이 늦어지고, 시가 기한을 연장해주면서 특혜 의혹이 지속됐다. 부영의 사업계획서 제출기한은 2015년 12월까지였다. 하지만 지키지 못했다.

앞서 시가 이미 부영 이전 기존 사업자들한테 사업계획서 제출 시한을 여섯 차례나 연장해줬던 터라 비판이 거셌다. 그래서 시는 부영이 기한 내 제출을 못하면 사업 인·허가를 취소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부영은 2016년 6월 30일까지 연기해 줘도 못 지켰다. 그리고 시는 다시 2017년 12월까지 제출기한을 연장했다. 인천 시민단체는 사실상 특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자비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졌다. 부영이 실제 투자비를 부풀려 계상했다는 지적이다.

시, "정식 사업계획서 제출하면 의혹 검증 가능"

부영은 지난 2014년 10월에 테마파크 부지(49만 9595㎡, 약 15만 2000평)와 도시개발사업 부지(53만 8600㎡, 약 16만 3000평)를 공시지가보다 저렴한 3150억원에 매입했다.

2014년 기준 테마파크 부지의 공시지가는 약 1993억원(1㎡당 40만 5000원)이고, 도시개발사업 부지는 약 3877억원(1㎡당 72만원)이다. 두 부지의 공시지가를 합하면 약 5870억원이다. 부영은 공시지가보다 약 2700억원 저렴하게 구입했다.

2015년 공시지가는 40만 5000원과 72만원, 2016년 공시지가는 40만원과 72만원으로 큰 차이 없다. 이 같은 공시지가 비중을 적용해 부영이 매입할 당시 각 부지의 땅값을 추산해보면, 테마파크 부지 매입비는 약 1070억원이고 도시개발부지 매입비는 약 2080억원이다.

그런데 부영이 제출한 테마파크 사업계획서에 토지매입비 1070억원보다 약 600억원 더 많은 금액이 땅값 투자비로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천평화복지연대는 23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투자비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테마파크 부지의 공시지가는 도시개발 부지 공시지가의 55% 수준에 불과하다. 계약서 공개해 과연 부영이 부지매입비를 투자비에 정상적으로 계상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투자비 부풀리기 의혹은 놀이기구다. 우선 부영이 제출한 송도유원지 어트랙션 현황 자료를 보면, 플라이극장 225억 9000만원, 3D극장 177억 1000만원, 슈퍼자이로타워 2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부영이 테마파크의 랜드마크로 강조한 슈퍼자이로타워의 경우, 미국 텍사스 달라스에 있는 152m 타워와 비교해 보면 의혹이 인다"며 "달라스 타워 홈페이지에 공개 된 해당타워의 제조, 운송 등 총 설치비용은 'Total project cost of ride = $12,000,000(=약 134억원)'로 게시 돼 있다. 66억원을 부풀렸다. 주요 놀이기구의 사양과 투자비 또한 검증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매입비가 1600억원으로 알려져 땅 값 부풀리기 의혹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영이 2014년 전체 테마파크 부지를 매입한 게 아니라 일부를 매입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일부에 해당하는 매입비와 전체 매입비 간 가격차가 있을 수 있다. 이는 부영이 정식 사업계획서를 제출 할 때 토지매매계약서를 봐야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제(29일) 시가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위한 공람 공고를 했다. 현재 시민의견 수렴 중이다. 이후 부영이 사업승인을 받기 위해 정식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7200억원에 맞게 투자비를 제출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며 "놀이기구도 일부 의견으로 제시 된 것이지 확정 된 게 아니다. 부영이 정식적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검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시, '투자비 축소와 로비' 의혹에 "검증 외부용역 검토"

게다가 슈퍼자이로의 경우 사업축소 의혹마저 받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최종 자문단회의에서 부영 측이 제시한 것은 134억원짜리 슈퍼자이로타워가 아닌 98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의 대관람차였다. 그런데 축소됐다. 인천항을 상징하는 워터파크도 사라졌다. 이 부분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규철 정책위원장은 "부영의 테마파크 투자비 규모에 대한 검증이 중요한 이유는 부영이 도시개발로 얻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며 "인천시와 적정규모의 개발이익을 환수해야 사업허가를 내준 명분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의혹 속에 실시계획이 승인된다면 부영은 부풀리기와 사업축소로 막대한 추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안전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를 주문했다. 이들은 "부영 측이 검토하고 있는 슈퍼자이로타워 제조사는 일본에서 '후쿠오카 120m 대관람차 영업중지', '오사카 돈키호테 세로식 관람차 무기한 영업중단', '도쿄돔 반실내식 코스터 탑승객 추락사' 등의 사고를 일으켰던 회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송도테마파크를 담당하는 시 고위간부와 부영그룹 계열사 대표가 같은 학연에 같은 근무처에서 일했던 관계로 엮여있다는 게 도마에 오르며 로비 의혹마저 일고 있다"며 "시가 두 차례 사업계획 제출 기한을 연장해주고, 투자비가 축소되는 배경에 이 같은 인맥이 작용했는지 당사자의 해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신규철 정책위원장은 "이 개발사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 확보다. 시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객관적인 검증으로 약속한 투자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입증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로비의혹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직접 해명해야 한다"며 "이 같은 의혹이 해소되기 전에 시는 실시계획 변경을 승인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업축소와 안전성 우려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문회의 때 일부 나온 얘기로 아직 절차상 확정된 게 아니다. 일본에서 사고가 났다고 하지만 그 회사 제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며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부영이 정식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철저하게 검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공무원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시장님과 부시장님이 오히려 장기 미집행시설이라고 해서 무리하거나 서두르지 말고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강조할 정도다. 그래서 안 받아도 되는 도시계획위원회 검증을 일부러 받게 했다. 나중에 정보공개 청구하면 다 공개되는 내용들이다"며 "워낙 민감하고, 전부터 특혜의혹이 많았던 만큼 검증 자체를 외부 회계법인에 맡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영그룹#송도테마파크#인천시#대우자동차판매부지#송도 도시개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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