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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장하는 서울로 7017 전경 ⓒ 서울시제공
자동차만 다니던 서울역고가를 시민이 걷는 보행길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로 7017' 개장이 드디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14년 9월 박원순 시장이 뉴욕에서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 구상을 발표한 지 2년 8개월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박 시장의 당초 구상은 폐 고가 철로를 보행공원으로 만든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본따 노후돼 철거가 불가피한 서울역고가를 없애는 대신 보행길로 만드는 것이었다. 즉 자동차만 다니던 고가도로를 시민이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들어 '보행친화도시' 서울의 상징물로 만들려는 것이다.

지난 1970년 지어져 노후된 서울역고가는 이미 안전등급 D를 받아 어차피 철거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박 시장의 구상은 갖가지 암초에 부딪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우선 수십 년 동안 시민들이 애용했던 고가가 없어짐에 따라 손님이 줄고 상품 수송은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던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만리동 봉제업체들이 고가를 철거하고 대체도로를 만들어야 한다며 들고 일어났다.

거듭된 설득과 대화로 겨우 이들을 진정시켰지만, 이번엔 정치권과 언론이 의혹의 눈초리를 들이댔다. 청계천 개발을 발판으로 대통령이 된 이명박 전 시장의 전례를 따라 박 시장도 대선 가도에 서울역고가 공원을 이용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었다.

20일 개장하는 서울로 7017 전경.(퇴계로 방향) ⓒ 서울시제공
발표부터 승인까지 '가시밭길'... "정치권과 언론이 이슈화시켜 준 셈"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단순한 도시 재생 사업의 일환일 뿐이었는데, 정치권과 언론이 지나치게 부각시켜 오히려 이슈화시켜 준 셈이 됐다"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필히 거쳐야 하는 정부와의 협의도 순탄하지 않았다. 교통안전은 경찰청, 노선변경은 국토교통부, 서울역사 현상변경 승인은 문화재청 등등의 심의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2015년 연말을 넘기기 전 고가를 폐쇄하고 난 뒤에야 어렵사리 경찰청과 문화재청의 승인이 났고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의 설계안대로 서울역고가는 '공중수목원' 컨셉트로 지어졌고 '서울로 7017'이란 새 이름도 얻게 됐다. 둥근 형태의 화분 600여개와 꽃·나무 2만4천여개가 심어졌다. 그리고 17개의 갈래길을 따라 나가면 인근 주요 도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박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로 7017은 서울의 사람특별시 철학을 응축시킨 보행친화+도시재생의 상징 프로젝트이며 단순한 보행길을 넘어 향후 서울 도심의 경제 활력을 이끌 새로운 시작"이라며 한껏 기대치를 높였다.

그러나 벌써부터 1억여원을 들여 만든 대형 신발 조형물은 '흉물 논란'에 휩싸였고, 디자인 전문가의 재능기부로 만든 '서울로' 브랜드도 일부의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로 7017이 박 시장의 기대만큼 서울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도심 명물로 자리잡을지는 20일부터 이곳을 찾을 시민들의 평가에 달렸다.

서울로 7017은 20일(토) 오전 10시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되며 개장식은 오후 8시부터 방송인 박수홍씨의 사회로 만리동광장 등에서 열린다.

서울로 7017 편의시설 ⓒ 서울시제공
[10문 10답] 서울시가 설명하는 '서울로 7017'의 모든 것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을 바탕으로 서울로 7017 10문10답을 정리해 봤다.

1. 왜 '서울로 7017'인가.
- 서울역고가가 탄생한 1970년의 '70'과 보행길로 재탄생한 2017년의 '17'이 합쳐진 것이다. 보행길이 17개로 뻗어나간다는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2. 서울로 7017의 전체 길이는.
- 본선 구간 810m, 지상 구상 210m 등 총 1024m다. 폭은 10.3m, 지상에서 가장 높은 구간은 17m다.

3. 17개 연결로를 따라가면 어디로 연결되나.
- ▲ 퇴계로 주변(퇴계로, 남대문시장, 회현동, 숭례문, 한양도성) ▲ 한강대로 주변(대우재단빌딩, 호텔마누, 세종대로, 지하철, 버스환승센터) ▲ 서울역 광장 ▲ 중림동 방향(중림동, 서소문공원) ▲ 만리동 방향(만리재로, 손기정공원) ▲ 청파동 램프(공항터미널, 청파동) 등 6개 지역으로 이어진다.

4. 보행로에 식재된 나무는 얼마나 되고 관리는 어떻게 하나.
- 모두 50과 228종 2만4085주이다. 서울에서 생육 가능한 모든 종류의 나무를 심었다. 시민정원사 과정을 수료한 전문 가드너 자원봉사자 60여명이 관리에 참여하고 정해진 과정을 수료한 노숙인 정원사 5명도 기간제 근로자로 일한다.

5.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 고가 하부 관리사무소에 2개소가 있고, 공중 연결통로로 이어지는 대우재단빌딩과 호텔마누에 각각 4개소와 2개소가 개방되어 있다. 모두 8곳이다.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안개분수 360개도 설치돼 있다.

6. 노후된 고가를 리모델링 했는데, 안전할까.
- 전체 사업비 597억원 중 40% 이상을 안전 보강에 투입해 내진 1등급, 안전 B등급을 확보했다. 규모 6.3~6.5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적정 수용인원 5천명의 10배인 5만명(체중 70kg) 하중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7. 난간에서 떨어지는 등 안전사고 위험은 없나.
-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난간에 강화통유리를 설치했으며 해외 주요 보행길(최대 1.2m) 난간보다 높은 1.4m이다, CCTV도 29개를 설치해 운영한다.

8. 몇 명까지 입장 가능한가.
- 적정 인원은 5천명이다. 모니터링을 통해 순간 이용객 5천명이 넘으면 주요 진입로를 통한 진입을 제한하고 3천명으로 감소할 때까지 지속 통제한다.

9. 운영시간은.
- 24시간 운영한다.

10. 노점상이나 노숙인들이 진을 치면 어떡하나.
- 경비인력 16명을 24시간 배치해 상시 안전관리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0명을 주요 진출입로에 추가 배치해 노점상 제로구역을 만들 것이다. 노숙인은 주변 지원단체와 협력해 음주행위 등 방문객들을 방해하는 행위를 예방할 계획이다.

ⓒ 서울시제공
태그:#서울로 7017,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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