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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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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에서 하동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 산골마을입구 도로변에 꽃밭을 만드시고 나무 그늘 밑에 돌의자를 놓고 계시는 할아버지(김용제)가 계십니다.

75세 때 손녀 딸 생일를 기념하기 위해 심으신 귀목나무를 시작으로 88세 되신 오늘까지 13년간 이 자리를 지켜오셨습니다.

그간 어린 나무들은 품 넓은 그늘을 이루었고 손녀딸도 13살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후일에 "우리 할아버지, 우리 아버지가 이 고향을 사랑하여 꽃밭을만드셨다!" 기억해주면 좋겠다며 소년처럼 해맑게웃으십니다.

남들처럼 배운 게 없어, 다른 방도로 고향 땅에 기여할 수는 없지만 몸을 움직일 때까지는 이곳에 꽃을 심고 나무 그늘을 만드시겠노라 하십니다.

우연인듯 이곳에 들르시거든 저 멀리 보이는 지리산을 보시고 그 산 아래 옹기종기 자리 잡은 마을을 보십시요. 따뜻한 고향 같으실 겁니다.

그가 오래도록 이 자리에 계시면 좋겠습니다. 세월이 흐른 먼 훗날, 나무 그늘 밑 돌의자에 앉아 흐드러진 꽃밭의 향기에 용기를 얻어가는 길손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랑은 아주 사소한 곳에, 낮은 곳에 있습니다.
사랑은 가슴에서 가슴으로 말없이 흘러갑니다.

ㅡ구례 하사마을 진입로 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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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아래, 섬진강가 용정마을로 귀농(2014)하여 몇 통의 꿀통, 몇 고랑의 밭을 일구며 산골사람들 애기를 전하고 있는 농부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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