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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받을 자신이 있다"는 안철수 후보(사진)는 과연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있을까. 지난 25일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 나선 안 후보의 모습.
▲ 주먹 불끈 쥔 안철수 "선택 받을 자신이 있다"는 안철수 후보(사진)는 과연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있을까. 지난 25일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 나선 안 후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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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31일 오전 10시 30분]

"만약 내가 국민의당 후보가 된다면,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국민들은 누가 더 정직하고 누가 더 능력이 있는지,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서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누가 책임져왔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거다. 그럼 나는 선택 받을 자신이 있다."

안철수 후보의 '예언'이다. 1월 4일 <경향신문> 인터뷰를 기점으로, 이후 약 3개월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계속해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날 "시대 과제가 정권교체다. 정권교체는 상수"라고도 설명한 그는 "(국민에게서) 선택 받을 자신이 있다"며 문재인 후보와의 대결에서 자신이 승리할 거라고 예측했다.

본인은 타 후보들과 달리 의학·공학·정보기술 등을 직접 경험하며 체득했고,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았으며, 정치인이 돼서도 항상 책임지는 정치를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8일 부산 구포재래시장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제가 1월 인터뷰에서 말씀 드린 대로 되고 있지 않나. 하나만 남고 나머지는 다 맞췄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 중 누가 제대로 국가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3개월 전 안철수의 말처럼, 일단은 구도가 두 후보로 수렴되는 추세다. 31일 오전까지 문 후보는 호남·충청 55.9% 득표율(누계),  안 후보도 광주·전북·대구 등 66.25% 득표율(누계)을 보여, 이변이 없는 한 두 후보가 각 당 대선 주자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대선 때 문재인 이길 자신이 있다'는 예언도 실현될 수 있을까.

일단 안 후보는 '2위'를 확보했다. 31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문재인 31%, 안철수 19%였고, 30일 리얼미터 주중집계에서도 문재인 43.9%, 안철수 21.0%로 나타난 것이다(정당별 5자 가상대결, 홍준표11.1%, 심상정4.8%, 유승민3.0%). 다자구도에서도 안철수는 17.4%로 안희정(12%) 후보를 앞질렀고, 29일 조원C&I 조사에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각각 44% 대 40.5%로 3.5%p, 오차범위 내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게다가 양 후보가 소위 '타이어' 논쟁을 겪으면서 양 후보 간 대결 프레임은 더 강화되는 모양새다. 28일 "(호남이 안철수를) 일종의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해줬다고 생각한다"는 문재인 캠프 측 송영길 선거대책본부장의 말에 안철수 후보는 29일 경북·안동을 방문한 뒤 "문재인 후보 등 본인들이 폐타이어라고 자백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 것이다.

관련해 김성완 정치평론가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양자 대결 프레임으로 가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대안이 안 되겠구나, 그러면 안철수가 현실적 대안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걸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후보에 반감·비호감을 느끼는 여론이 분명 있는데, 이 사람들이 결국 안철수로 움직일 경향성이 높다. 문재인도 싫고 홍준표는 더 싫은 사람들은 안철수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싫고 홍준표는 더 싫은 사람, 안철수로", 변수는 '후보 단일화'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문재인은 불통의 이미지"라며 '안철수 대통령'에 기대를 표했다. 그는 이날 "낡음-새로움의 프레임으로 볼 때 안철수는 더 자유롭다. 미래·새로움이라는 키워드에서는 확실히 안철수가 우위"라며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에 따라 현상 유지적 행보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안철수의 '미래'와 국민들 '민생'이 연결되는 지점만 더 강조하면, 그러면 결국 대선에서 이긴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선 대결, 승자는 누구일까. 29일 민주당 호남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의 모습.
▲ 광주서 승기 쥔 문재인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선 대결, 승자는 누구일까. 29일 민주당 호남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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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이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이 다수다. 문재인 캠프 측 한 관계자는 "(양자 구도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며 "일단 민주당과 국민의당 경선이 표본부터가 다르다. 1:1 대결이 되려면 보수 후보 측이 안철수로 단일화를 해야 하는 건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요 지지층이 다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자유한국당의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의 지역구 의원도 "어려운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안 후보가 2위로 올라선 데 대해 "일종의 컨벤션 효과일 뿐"이라며 "(안철수는 컨텐츠가 많다고 하지만) 예전 대선 때도 이회창 후보가 제일 컨텐츠 많고 지지율도 높았다, 그러나 그 때도 결국 안 됐지 않느냐"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둘의 대결이 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안 후보가 '대세'인 문 후보를 이기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이번 대선에서 남은 최대 변수는 '비문(재인)연대 후보 단일화'다. 김성완 평론가는 관련해 "현 구도 상 변수는 '비문 단일화'다. 그러나 이건 매우 복잡한 셈법이라 절대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고, 대선이라는 게 아주 작은 일에도 국민 감정이 흔들리기 때문에 (결과가) 어찌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5월 9일 대선까지 이제 39일, 안철수의 예언이 들어맞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태그:#안철수, #문재인, #대통령, #대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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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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