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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25일 오후 진도 팽목항 방파제를 찾았다.
 세월호 인양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25일 오후 진도 팽목항 방파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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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3시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를 위한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을 모아 미수습자들의 귀환을 염원하고 있다.
 25일 오후 3시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를 위한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을 모아 미수습자들의 귀환을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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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진도 팽목항으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전 간간이 비가 내렸지만, 오후 들어 하늘이 화창하게 갰다. 시민들은 추모 문구가 쓰인 방파제를 거닐며 저마다 생각에 빠진 모습이었다.

'온전한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를 가족 품으로'라고 쓰인 노란 리본 수백 개가 방파제 난간에 묶여 바람이 불 때마다 펄럭였다. 거대한 노란 리본 조형물 아래로 국화꽃과 과자, 음료수가 수북했다. 축구를 좋아했던 미수습자 박영인군을 추모하는 플래카드 아래에는 3켤레의 축구화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월호 미수습자 박영인군 축구화 세 켤레가 2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 미수습자 박영인군 축구화 세 켤레가 2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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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나 본 시민들은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강철성(61)씨는 "한번 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제야 찾았다"면서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강씨는 "직접 와보니 가슴이 더욱 참담하다"면서 "진실을 밝혀서 다시는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팽목 찾은 시민들 "왜 인양에 3년이나 걸렸는지..."

25일 오후 진도 팽목항 방파제를 찾은 시민이 자녀와 함께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5일 오후 진도 팽목항 방파제를 찾은 시민이 자녀와 함께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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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린 자녀들과 함께 팽목항을 찾은 가족 단위 시민들이 많았다. 윤용균(40)씨는 초등학교 2학년과 6살 난 자녀를 데리고 팽목항을 방문했다. 윤씨는 "이곳에 쓰인 글귀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수백억의 돈을 써놓고도 인양에 3년이란 시간이 걸린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어린 자녀와 함께 팽목항에 온 이경희(41)씨는 "세월호를 인양하면 팽목항의 시설물을 철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례에서 3시간을 달려왔다"면서 "아이에게 아픈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게 훨씬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오후 3시부터는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9명의 귀환을 바라는 문화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 앞에 선 미수습자 가족들은 감사를 전하고,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25일 오후 진도 팽목항을 찾은 시민들에게 감사와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한 뒤 흐느끼고 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25일 오후 진도 팽목항을 찾은 시민들에게 감사와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한 뒤 흐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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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세월호는 이게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허씨는 "목포신항으로 올라오기까지 또 많은 고비가 있다"면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고 9명의 가족이 가족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조은화양의 아버지 조남성씨는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고 TV만 지켜봐야 하는 이런 현실이 답답하다. 세월호가 인양돼 안전망을 구축되고, 사람 사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염원했다.

마이크를 잡은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흐느끼자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박씨는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됐을 때 사람 먼저 찾을 수 있도록, 마지막 한사람까지 가족 품으로 갈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도 "(세월호에는) 정부가 반드시, 당연히 찾아줘야하는 사람 9명이 있다"면서 "사람을 찾아야 하고 왜 그랬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세월호, #미수습자, #팽목항,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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