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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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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별 일을 다 보아.

출근을 했는데 모모씨가 급하게 부르더니 커피를 타고 과자 한 봉다리를 뜯어서 내 앞에 놓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생글생글 웃어요. 이번에 나온 신제품인데 맛이 어떠냐고? 맛있으면 한 상자 사주겠다며 생글생글 방글방글 거리는데 "아이쿠 이거 뭔가 잘못걸렸구나." 싶은 거여요.

겁이 나서 차마 과자에는 손도 못대고 커피는 식어만 가는데, 갑자기 내 손을 와락 잡더니 자기 좀 살려달랍니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모모처의 모모장님이기도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성심껏 도와드리겠다고 했더니,

어허 이 양반? 주례사 좀 근사하게 써달랍니다. 용수철마냥 튕겨 일어나 도망가려는데 어디서 놀던 가락인지 '짠지'를 거는 바람에 넘어져서 결국 다시 앉았는데, 술김에 후배 아들의 주례사를 허락했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가슴이 콩닥거리고 후회가 막심하다며 아주 불쌍한 얼굴을 해가지고 바라봅니다.

그래서 딱, 한마디 했지요.

"주례사에게 건네는 봉투는 누구겁니까?"
"어허, 그거야 당연히 조경비님 것이지요."


결국 주례사에게 인사차 건네는 선물이라든가 봉투가 있으면 내 걸로 하는 조건으로 주례사를 써주기로 했습니다. 선물에 눈이 멀어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부탁이기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살다 살다 별 일을 다 당합니다. 히히. 아무튼 주례사를 써서 자기가 일장연설하는 것까지 봐달랍니다. 회의실에서 리허설을 해봐야 한다나 뭐라나? 히히히~' 아이 우스워 죽겠네.

참, 체면도 없는 양반입니다.
경비한테 주례사 써달라는 건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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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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