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매주 수요일 참여연대 3층 회의실, 많은 시민들이 모여 노란리본을 만듭니다ⓒ참여연대 ?
 매주 수요일 참여연대 3층 회의실, 많은 시민들이 모여 노란리본을 만듭니다ⓒ참여연대 ?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참여연대 3층회의실에 많은 이들이 모여 활기를 띠는 날이 있습니다. 수요일 서촌노란리본 공작소가 열리는 날입니다.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모여 노란리본을 만들어 주시고,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를 남기고 갑니다. 최근 한달 동안 나눈 이야기들 가운데 '따뜻한 이야기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304개를 만들려고 왔습니다"

"노란리본을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을 받기만 하다, 직접 만드니까 뿌듯합니다"  ?
 "노란리본을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을 받기만 하다, 직접 만드니까 뿌듯합니다" ?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매주 참여연대에는 30여명의 시민들이 노란리본을 만들기 위해 찾아옵니다. 나이도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남겨준 이야기도 다채롭습니다.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픈 이야기들이죠.

"멀리 오산에서 왔습니다. 전철로 한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하고 싶다고 늘 마
음 먹었는데 오기가 힘들었어요. 해보니까 기쁘고 보람있습니다. 오는 길에 마음이 많이
설렜습니다."

"아직 바닷속에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생존자를 만난 적 있는데 겉
으로는 밝지만 여전히 고통 속에 잠겨있었어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전 국민이 리본을 다는 그날까지 만들고 싶습니다."

"304개를 만들려고 했어요. 250개 정도까지는 세다가 잊어버렸어요. 힘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3여년 전 하늘의 별이 된 304명, 그들을 기억합니다. 하나 하나 노란리본, 정성들여 만든 그 마음 고맙습니다.

"좋은 일 하십니다!"

노란리본은 널리 널리 퍼져갑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노란리본은 널리 널리 퍼져갑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금세 친해집니다. 그리고 같이 노란리본을 만들며 친구가 됩니다.  함께 나누는 얘기는 정겹습니다.

"작년부터 어딘가 소속되어 일하고 싶었습니다. 노란리본공작소를 알게 되어서 참 좋아요. 그리고 전에 몰랐는데요, 제가 이렇게 노란리본을 잘 만드는 재능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하하하 "

"사고 났을 때부터 길게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안 잊어버리려고 노력해요. 컴퓨터 바탕화면도 세월호로 해두었어요. 요즘 정국이 급변하니까, 잊어먹은 것은 아닌데 우선 순위에서 배제된 느낌입니다. "

"택시 운전 합니다. 만든 것을 택시에 걸어두면 손님들이 물어요. 저게 뭐냐고. 그러면서 노란리본 하나 달라는 분들도 많구요. 특히 이상하게 이번 주에 노란리본을 달라는 사람이 많네요. 답답한 마음도 있고 어떤 간절함 때문에 리본을 달라고 하시는 것 같아요. 택시 비번에 맞춰 노란리본공작소에 간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좋은 일 하십니다, 라고 합니다, 별거 아닌데. 좋은 일을 해서 기분이 좋고요, 연말 세월호 가족 심야식당에서도 일을 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해야겠다 싶어서 앞으로도 계속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노란리본은 널리 널리 퍼져갑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누군가에겐 버킷리스트

시민들이 노란리본공작소 자원활동가로부터 노란리본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노란리본공작소 자원활동가로부터 노란리본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노란리본을 만드는 것, 시간을 내는 것, 서울 시내에서 한번 발걸음 하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남양주, 오산, 먼 곳에서 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겨울철에는  멀리서 서울 통인동까지 찾아오는 것은 수고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서촌노란리본공작소가 문을 연 지 1년이 가까워오면서는 이제  아~주~ 먼~~~~~곳에서 오는 이들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왔어요. 거리가 멀어서 오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참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리본을 만들고 나니 그 마음이 조금 덜어집니다. 제가 만든 노란리본이 여러분이 쓸 것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부산에서 왔다는 말에 모두들 놀람)

"제주도에서 왔습니다. (모두 더 놀람.)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있고요, 마을 전통장살리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2월 잠깐 휴지기라서 서울 왔어요. 노란리본만들기를 SNS를 통해 접하면서 늘 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 집회 꼭 참석하고 싶었고요. 이  두가지 오랫동안 버킷리스트였습니다. 지난 주 광화문 집회 참석했고, 오늘 두번째 버킷리스트 했습니다. 참 좋습니다. "

부산에서 방학을 맞아 왔다는 선생님. 그녀는 일부러 일정을 잡아 노란리본공작소를 찾았습니다. 모인 사람들은 함께 박수로 칭찬을 더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자기 소개를 하신 분은 무려 제주에서 왔다니! 또 한번의 큰 박수가 노란리본공작소를 가득 채웠습니다. 짝짝짝. 노란리본만들기, 누군가에겐 버킷리스트. 그 마음 고맙습니다.

중국에서 온 편지 
노란리본을 받고 멀리 중국에서 정성껏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노란리본을 받고 멀리 중국에서 정성껏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서 만든 노란리본은 전국으로 퍼져갑니다. 어디까지 날아갈까요?
강원도, 제주도, 그리고 멀리 미국 하와이, 캐나다, 그리고 중국, 멀리 멀리 날아갑니다. 받으신 분들은 사진과 사연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중국에서 온 편지를 소개합니다.

친구를 통해서 정성이 가득한 '노란리본'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 세월호 소식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너무나 귀한 생명들이 빛을 잃어 안타까웠습니다. 지금이나마 친구 덕에 마음으로나마 동참할 수 있게 되었어요. 봉사하시는 귀한 손길들과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님께 조금의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 2017년 중국 옌타이에서 조00님

아직도 믿고 싶지 않은 그때의 일이지만 그렇게 더욱 잊지않고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기도할 것입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한 명의 어른으로서 한 명의 부모로서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돌아보고 나아가고 고쳐갈 것입니다. 잊지 않겠다 다짐하는 한 사람이 있음을 기억하시고, 힘내세요!
- 2017년 봄 중국 옌타이에서  하늘사랑님

한 자원활동가가 만든 노란리본꽂이입니다. ⓒ참여연대
 한 자원활동가가 만든 노란리본꽂이입니다. ⓒ참여연대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3월 10일. 우리는 긴 겨울이 지나 이제 '박근혜 없는 봄'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영하의 추위, 눈보라를 마다치 않고 모여준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시민들의 촛불혁명이 큰 힘을 만들어낸 것처럼, 이 작은 노란 리본이 큰 움직임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따뜻한 격려, 미소와 박수 속에서 맺어진 어깨동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지는 마음들. 이 모든 것이 큰 힘을 만들것입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서 자원활동가를 기다립니다.

*자원활동신청 https://goo.gl/10jza8  
*서촌노란리본공작소 페이스북 https://goo.gl/7tqwsA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이영미님은 참여연대 미디어홍보팀 간사입니다



태그:#노란리본, #세월호
댓글1

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