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노란택시 7대를 보면 행운이 찾아온다', '아침에 노란택시를 보면 그날 운수대통이다'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동네마다 버전은 조금씩 다르지만 노란 택시가 행운을 가져온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노란택시가 실제로 사고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1월 31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시카고대학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노란택시의 사고율이 파란택시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싱가포르의 가장 큰 택시회사를 상대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회사의 모든 택시는 노란색이거나 파란색 둘 중 하나였습니다. 2012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총 36개월 동안 사고기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택시 1000대 당 월 사고건수가 파란색 71.7건인 것에 비해 노란색은 65.6건으로 6.1건 적었습니다.

운전자의 주행속도나 운전습관, 정차 횟수, 주행시간 등 사고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에 차이가 없도록 3개월 간 GPS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또 운전자의 나이나 교육 수준과 운전 경력은 택시 색깔에 따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비슷한 조건에서 노란색 택시의 사고율이 적은 이유는 눈에 잘 띄기 때문입니다. 다른 운전자가 노란택시를 더 빨리,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사고를 피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낮보다 가로등이 켜지는 시간대의 사고 횟수와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 횟수에서, 두 색깔간의 사고율 차이는 더 컸습니다. 미국 택시회사인 '옐로캡'은 1907년부터 노란색을 사용해왔는데, 튀는 색깔로 손님을 많이 끌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이것이 사고까지 낮추는 탁월한 선택이었음이 100년이 지난 지금 밝혀진 셈이네요.

그동안 어두운 색 차량이 사고율이 높을 거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색상과 사고 위험 사이의 확실한 인과 관계를 입증한 논문은 거의 없었습니다. 파란 택시를 모두 노란색으로 바꾸면 사고위험과 사고처리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니 굳이 다른 색을 선택할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택시를 탈 땐 노란색을 선택하세요. 뒤에서 받힐 확률이 확실히 줄어들 거에요. 행운도 덤으로 가져갈 수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