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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수사 기간 종료 시한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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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된 이유는 조사과정이 녹음, 녹화되는 것을 대통령 측이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관련해 특검과 검찰로부터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관련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헌법재판소 최종변론 출석과 특검 대면조사 모두에 응하지 않았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특검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규철 특검보는 27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특검보는 "특검은 수사 필요상 대통령측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대면조사를 준비해왔다"면서 "그러나 조사과정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관련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은 대면조사 무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녹음, 녹화 제안했더니 박근혜 대통령측이 거부"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 여부는 특검 출범 이후 줄곧 초미의 관심사였다. 우선 현직 대통령이 검찰 공소장에 피의자로 적시되어 혐의 관련 조사를 받는 일이 처음이고 조사 여부에 따라 기소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검은 이런 점을 감안해 최대한 조사대상인 박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려 애썼다. 이규철 특검보는 "처음 대면조사 협의를 할 때는 장소, 시기 등 모든 조건을 양보했다"며 "그 결과 지난 9일 청와대 경내에서 조사하기로 합의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특검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판단하고 있었지만 대통령 측이 이 지점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자 특검은 진술조서를 받는 형식으로 조사하겠다고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조서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가 아닌 사람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를 말한다.

그러나 대통령 측은 당시 특검이 조사 일정을 언론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대면조사를 거부했다. 이 특검보는 "그렇게 상호 신뢰가 무너진 이후에는 대면조사 과정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어서 특검에서 녹음, 녹화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조사 후 말바꾸기를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녹음, 녹화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양측은 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특검보는 "대면조사 관련해 상호간 서신이 오간 시점은 지난주 주중 후반(22~23일)"이라고 말했다.

"특검보 혼자 삼성 변호사 수십 명 상대하게 될 수도"

이날 오전 특검 수사연장 요청이 최종 거부됨에 따라 특검은 지금까지 기소된 13명 이외에 내일(28일) 10~15명 정도를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우선 국정농단 핵심인 최순실씨는 드러난 혐의를 모두 정리해서 기소할 방침이다. 뇌물죄 관련 피의자인 삼성그룹 인사 5명도 일괄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의료농단 관련 피의자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있는 이영선 행정관도 특검의 '기소 막차'에 오를 전망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경우는 특검 기소없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될 가능성이 좀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특검보는 "(우 전 수석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 부분만 기소하면 다른 부분에 대한 수사를 할 수가 없다"면서 "지금으로서는 검찰 이첩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검 수사는 2월로 마무리되지만 공소유지 등 기소 후 과정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사연장 요청을 거부한 황교안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현재 특검에 파견한 검사들의 파견기한을 연장해주지 않는 상황이다. 특검은 수사 종료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협의 대상인 법무부와 이렇다 할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특검보는 "파견검사 문제는 법무부와 원만히 협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협의가 안 되면 공소유지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정에서는 특별수사관들은 발언을 못하고 특검보만 할 수 있다"면서 "(파견검사 문제 협조가 없으면) 삼성 뇌물죄 사건의 경우 특검보 혼자 삼성 변호사 수십명을 상대하는 극단적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