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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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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일 오후 3시 30분경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인터뷰 중이던 박지원 대표에게 김명진 비서실장이 쪽지 하나를 건넸다. 쪽지를 읽어 내려가던 박 대표가 덤덤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반기문이 대선 불출마 선언한다는데? 아니, 벌써 했다는데..."

"헉, 벌써요?"

"내가 아침에도 그랬어. 왜 송장에 칼을 대냐고. 그 사람 절대 (대선) 못 해. 관료라서... 그래서 인터뷰에서도 그 사람이 한 얘기를 안 옮기려는 거야. 안철수 의원도 그랬잖아? 못 나올 거라고. 물론,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지만."

박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아래 반기문)의 발표 직전 "최근에 그를 만났지만 그가 한 얘기를 다 소개할 필요는 없다. 내가 선을 긋겠다고 분명히 얘기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기문의 성장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냐"는 물음에 "지금 부정적으로 나타나지 않나? 추락하는 사람인데..."라며 허허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막상 발표 내용을 접하자 반기문에 대한 아쉬움의 편린을 내비쳤다.

"지난달 30일 만났을 때 (불출마) 느낌을 받았다. 감동적으로 변신해야 하는데, 반기문은 그럴 기미가 없더라. 예를 들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분쟁을 조정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과거에 이렇게 저렇게 말했지만, 한국에 와서 보니 문제가 있더라. 어떻게 아베가 저렇게 할 수 있나? 어떻게 일본이 우리 할머니들에게 저렇게 할 수 있나? 우리 정부도 잘못했으니 (협상을) 파기해야 한다'라고 말해야 했다. 내가 (1월 23일) 처음 셔터 문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을 때, (반기문이)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셔터 문 내렸다고 하면 180도 감동적으로 변신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박 대표는 "자업자득이다. 절대 국민의 뜻을 역린할 수 없다"며 자리를 일어섰다. 오후 4시경 대표실을 나설 때 이미 문 밖은 그의 반응을 취재하려는 출입기자들로 북적였다. 아래는 반기문 불출마 발표 전후 이와 관련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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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자업자득, 여권 자멸할 것"

(반기문 불출마 선언 전)

- 지난 달 30일, 반기문을 얼마 정도 만났나.
"1시간 조금 넘게 만났다."

-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다.
"(셔터 내렸다는 것 외에) 제가 그 이상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

- 정치적으로 같이 가는 건 어려워졌다고 봐야하나.
"(고개 끄덕이며) 그렇게 보면 된다. 그 양반이 상승세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매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 반기문을 상대로 셔터를 내리지 않았을 때, 충청 대표로 반기문, 호남 대표로 국민의당이 만나서 새로운 형태의 DJP 연합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박 대표도 그런 말을 했었는데.
"제가 그런 게 아니라, 2년 전부터 반기문 측 인사들이 내게 이야기했던 것이다. 2, 3개월 전에도 그런 말을 구체적으로 했었다. 그렇지만 이는 내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 반기문을 만났을 땐, 그런 부분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나.
"내가 그 분이 한 이야기를 다 소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쨌든 내가 (반기문을 만난 자리에서) 분명하게 '(반기문과) 선을 긋겠다고 이야기 하겠다'라고 뜻을 전했다."

- 그럼 반기문의 성장 가능성은 부정적으로 보는 건가.
"지금 부정적으로 나타나지 않나. 추락하고 있는 사람한테…. 허허허."

- 과거 DJP 때 JP의 역할을 박 대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닌가.
"글쎄다. DJP연합은 JP가 DJ화된 거다. 정체성, 이념, 가치관을 '우리화'시켜야 한다. 내가 '저쪽화'될 수 없다는 생각은 근본적으로 갖고 있다."

- 그런 식이면 이야기할 수 있는 연정파트너가 없는 것 아닌가.
"존재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다당제 아닌가. 그래서 정책 연합 및 연정을 위해서라도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는 거다."

-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결선투표제 도입은 가능하다고 보나.
"결선투표제는 공직선거법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만약 위헌 소지가 있으면 (헌법재판소에) 물어보면 될 것 아닌가."

(반기문 대선 불출마 발표 후)

- 예상했나.
"내가 아침에도 기자들한테 말했다. (반기문 관련 질문이 들어오길래) '왜 송장한테 칼을 대냐'고 그랬다."

- 지난 달 30일 만났을 때 불출마 분위기였나.
"지난달 30일 만났을 때 (불출마) 느낌을 받았다. 감동적으로 변신해야 하는데, 반기문은 그럴 기미가 없더라. 예를 들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분쟁을 조정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과거에 이렇게 저렇게 말했지만, 한국에 와서 보니 문제가 있더라. 어떻게 아베가 저렇게 할 수 있나? 어떻게 일본이 우리 할머니들에게 저렇게 할 수 있나? 우리 정부도 잘못했으니 (협상을) 파기해야 한다'라고 말해야 했다. 내가 (1월 23일) 처음 셔터 문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을 때, (반기문이)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셔터 문 내렸다고 하면 180도 감동적으로 변신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 반기문 입장에선 박 대표가 도와주지 않아서 상황이 이렇게 돼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자업자득이다. 절대 국민의 뜻을 역린할 수 없다."

- 2월 첫 날, 빅뱅이 일어났다. 3월에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말했는데, 이것 이상의 빅뱅이 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 아무튼 빅뱅이 나오니까…."

- 조심스럽게 여권이 자멸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자멸하죠. (여권이 권력을 잡는다는 게) 말이 되나? 박근혜, 최순실이 저러고 있는데…. 정치라는 게 반성하고 책임지는 것인데,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세력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태그:#박지원, #안철수,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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