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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신조어로 만들어진 '디카시(dicapoem)가 문학 장르로 자리잡은 데다 이제는 '한류 문화'로 국제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누구나 쉽게 배우는 디카시 창작 입문>(북인 간)이 나와, 초중고생과 대학생, 일반인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디카시 창작을 안내하고 있다.

이상옥 중국 정주경공업대학 교수가 책 <누구나 쉽게 배우닌 디카시 창작 입문>을 펴냈다.
 이상옥 중국 정주경공업대학 교수가 책 <누구나 쉽게 배우닌 디카시 창작 입문>을 펴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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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마이뉴스>에 '디카시' 연재를 하고 있는 이상옥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교수가 썼다. 그는 2004년 4월 인터넷 한국문학도서관의 개인서재 연재 코너에 '디카시'라는 말을 처음으로 썼다.

디카시는 SNS시대 새로운 소통 환경과 만나면서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시 장르로 떠올라 많은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창작을 즐기고 있다.

최근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 새로운 문학 용어로 등재된 것처럼 디카시라는 용어가 하나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자리잡게 되었다.

'디카시'는 스마트폰(디지털카메라)을 이용해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순간 포착하고 그 영상과 함께 짧은 시적 문장으로 표현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상옥 교수는 "디카시는 문자언어를 넘어 영상기호와 문자기호, 즉 멀티언어로 표현하는 시다"며 "문자언어라는 시의 카테고리를 넘어 영상과 문자로 텍스트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문자시의 개념과는 다르다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문자시가 문자라는 하나의 입을 가졌다면 디카시는 영상이라는 또 하나의 입을 더 가져서 두 개의 입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디카시의 창작 방법은 기존의 문자시 창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드러난다"고 했다.

'디카시'는 시인이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느낄 때, 시인은 디카로 그것을 찍고, 쓰는 것이어야 한다. 시인이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찍고 그것을 문자로 표현하는 것이지 사진 이미지에서 감흥을 느껴 쓰는 것이 아니다.

시인이 창작한 것이 아닌, 자연이나 사물이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빚은, 아니 신이 빚은 시적 형상을 시인은 전달하는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 비중을 둔 창작 작업이기에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느끼는 것이 디카시 창작의 단초이다.

디카시 짓기가 확대되고 있다. 이병주하동문학제, 개천예술제(진주), 형평문학제(진주) 등에서 '디카시 백일장'이나 심포지엄 등이 열리고, 마산문학관과 국립중앙도서관, 전국문화원 등에서 '특별기획전'이나 '어르신동화동아리사업', '낭송회' 등이 열리고 있다. 계간 <디카시>가 20호째 나왔고, 학교 현장에서도 디카시를 짓고 있다.

국제 행사도 열리고 있다. 지난해 8월 고성박물관에서는 '경남고성국제디카시페스티벌'이 열려 한국과 중국 대학생 30여명이 참여한 교류전이 열리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아리랑TV>에서 디카시를 소개하기도 했고, 한국문학번역원도 디카시를 영문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상옥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교수.
 이상옥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교수.
ⓒ 디카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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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교수는 "디카시는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는 IT 강국이고, 우수한 한류 문화를 자랑하고 있다"며 "시대 흐름에 맞는 디카시는 이제 한류 문화의 하나로 국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은 '디카시 발원지'다. 고성문화원은 '디카시연구소'를 두고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고성에서는 '디카시 발원지'라는 표지석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이 책은 '고성이 발원지인 디카시 운동', '디카시의 어원과 관련한 일반의 오해', '구텐베르크 혁명과 디지털 혁명, 그리고 디카시', '디카시의 지평', '시학 전통', '서정적 비전', '통화체계', '비유와 상징', '창작 입문을 위한 키워드' 등의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회장인 김종회 경희대 교수는 "오늘날 세상이 변하고 시대정신도 바뀌어서, 이제는 문자문화 활자매체의 시대에서 영상문화 전자매체의 시대로 문화와 문학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때에 한국에서는 짧고 감동적인 시의 새로운 장르로 '디카시'가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와 시의 합성을 말하는 새로운 시 형식이다. 디카시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가장 손쉬운 방식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며 "시가 곧 삶이 되고 삶이 곧 시가 되는 동시대의 새로운 경전, 그것이 디카시의 매혹이다"라 했다.

이상옥 교수는 <시문학>(1989년)을 통해 등단했고, 창신대학 교수를 지냈다. 그는 2004년 첫 디카시집 <고성가도(固城 街道)>를 내고, 이어 디카시론집 <디카시를 말한다>, <앙코르 디카시>를 냈으며, 2006년 무크지 <디카시 마니아>를 창간했다.


태그:#디카시, #이상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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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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