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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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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뭐 해요? 뭘 주우세요?"
"아이, 지저분해서 그래."
"허리도 아프면서 놔둬요 할머니."
"그래도..."


폐지 줍는 할머니가 담배 꽁초와 대출 명함 전단지를 줍고 계셨다. 허리가 불편해서 가만히서계셔도 항상 45도로 숙이는 듯해 누구에게나 공손한(?) 허리다. 요즘들어 그 공손한 허리가 더 공손해져서 머리가 땅에 닿을 지경이다. 그런 할머니가 시장 골목을 다니며 쓰레기를 주우신다. 그렇게 하지 말리면 할머니의 말씀은 이랬다.

"시장 사람들이 종이 상자를 모아주잖어. 미안하고 고마워서 그러지."

할머니에게 물어봤다.

"폐지 한 리어카면 얼마나 받아요? 3000원?"
"에이, 그거는 더 받아. 5000원 받아."
"폐지값이 올랐나? 생각보다 많네요? 예전에는 3000원도 못 받았는데."

시장 골목 휴대폰 가게서 할머니랑 커피 한 잔씩 얻어 마시고 헤어지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뒤돌아보니 할머니가 리어카를 들었다 놓았다하는 것 아닌가. 마침 오르막길이라 원치않는 후진을 하는 중이었다.

언덕까지만 끌어드리자며 되돌아가 리어카를 잡는데 큰길로 나가 아래쪽으로 가실 줄 알았던 할머니가 위로 가야 한단다. 맨몸으로 걸어가도 20분 이상 걸리는 거리인데. 아이고, 할머니.

결국 30분가량 걸려 할머니 집 앞까지 리어카를 끌어다 드렸다. 자전거포 김씨가 나를 보며 한마디 던진다.

"조 사장, 사진관 할 때 오토바이 타고 놀러다닐 때가 좋았지? 낄낄~."

아무튼 언덕을 올라가느라 속옷이 땀에 젖었지만, 솔직히 두어 번 후회도 했지만, 맨몸으로 휘적휘적 돌아오는 길이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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