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나와 개혁보수신당 소속이 된 이혜훈 의원이 28일 '새누리당 탈당파' 나경원 의원과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을 동시에 '저격'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토크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조윤선 장관은 청문회에서 최순실 모른다고 수차례 부인했는데, 왜 그러는지 혹시 아냐?"는 물음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회에서 그런 발언이 나간 후 전화를 몇 번 받았다. 저 말고도 그런 전화 받은 의원들 얘기가 재벌 사모님들 왈 '어쩌면 저럴 수 있지, 나에게 최순실을 여왕 모시듯 모시고 와서 인사시킨 사람이 조 장관인데 어떻게 저런 얘기를 하나?' 하지만, 그분들은 잃을 게 많아서 공개적으로 나와서 증언하길 꺼린다."이 의원은 조 장관이 연루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블랙리스트 만들었다고 하는데, 당시 정무수석이 조윤선 장관"이라며 "조 장관은 그런 문건을 본 적도 없고 모른다는데, 그렇게 되면 형법 122조에 의한 직무유기죄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조 장관이 9월에 부임했는데 사용연한도 끝나지 않은 컴퓨터 하드는 왜 11월에 급하게 교체했냐"고 따졌다.
이 의원과 조 장관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 경합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제 경선상대이니만큼 내가 밝힐 것은 아니고, 특검이 조사하려는 의지가 강력한 것같다"고 말했다.
조윤선 장관 "법적 조치 취하겠다. 특검에서 밝혀줄 사안"이날 오후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조 장관은 이렇게 답했다.
"이 의원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특히 제보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줬으면 한다. 저는 최순실이란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얘기 한번 해 본 적이 없다. 천 번 만 번을 물어봐도 제 대답은 같다. 제가 이 정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기에 웬만한 건 견디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오늘 아침 발언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조 장관은 "오늘 법적 조치를 취했으니 고소장이 접수됐을 것이다. 특검에서 밝혀줄 사안이고, 내가 알고있는 진실을 숨김없이 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개혁신당 합류를 막판에 유보한 나경원 의원에 대해서도 "어제(27일) 종편의 한 패널이 '본인이 (신당) 원내대표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주호영 의원 합의 추대 정보를 받자마자 돌변한 것'이라는 얘기를 하더라. 충분히 그럴 분이다. 그런 일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다들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12월 16일 나 의원의 패배로 끝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도 비주류에서는 나 의원을 대신할 유력한 후보들이 있었는데 나 의원이 본인이 나서겠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김성태 의원 등이 '나경원이 원내대표에 나가면 진다'고 고성 지르며 화를 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들은 나 의원의 '유승민당' 발언에 대해 유 의원과 가까운 이 의원이 '방패막이'로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았다(관련기사:
새누리 탈당 유보한 나경원 "신당은 '유승민당' 아니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2002년 이회창의 대선 캠페인을 계기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낸 이 의원은 그해 이회창 대선후보의 정책특보로, 서울행정법원 판사 출신의 나 의원은 후보 법률특보로, 검사-변호사 출신의 조 장관은 선대위 대변인으로 각각 한나라당에 영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