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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의회의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사전심사 통과를 보도하는 <가디언> 갈무리.
 대만 의회의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사전심사 통과를 보도하는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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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의회가 동성결혼 합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6일 대만 입법원 상임위원회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사전심사에서 통과시켰다. 이로써 입법원은 여야가 동성결혼을 공식 논의해 법제화 여부를 최정 결정한다.

법안엔 '혼인은 남녀 간 서로 결정한다'는 기존 조항의 '남녀'를 '쌍방'으로 수정하여 동성 부부의 권리와 의무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만약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대만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된다.

법안을 발의한 유메이뉘 민진당 위원은 "대만의 모든 사람은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라며 "동성애자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사랑을 표현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라고 강조했다.

함께 법안을 발의한 쉬유젠 의원도 "이것은 동성애자들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대만 인권의 거대한 도약(giant leap)"이라며 "법안이 최종 통과돼서 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가 아시아의 자랑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모든 사람은 사랑하는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라며 동성애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입법원 앞에 모인 2만5000명의 동성결혼 찬성 시민들은 법안이 사전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크게 환호하며 동성애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입법원 앞에서 맞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법안 통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심사를 중단하고 국민투표에 부쳐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일부는 담을 넘어 입법원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동성결혼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동성 부부의 입양과 과도한 성적 자유 확산이 우려된다"라며 "이는 우리의 자녀 세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인권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대만은 여러 방면에서 진보적인 사회이지만, 전통을 강조하는 동양의 유교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어 동성결혼의 최종 합법화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태그:#대만, #동성결혼, #동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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