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회동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회동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연일 악몽을 꾸는 듯합니다. 몸서리치다가 깨어났는데 그 꿈이 현실이 되어버렸을 때 이와 같을까요. 우리나 미국이나 악몽에 시달렸는데 그 악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트럼프의 환호에 주변에서들 모두 우려합니다.

"저게 대책이 있는 거야?"
"심각하네."
"저 대가를 온 세상이 나뉘게 생겼네."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는 건가."
"우리처럼 뼈저리게 겪을 것이야."

전문가들의 긴급대담도 귀에 안 들어 옵니다. 예측불허의 다혈질인 트럼프에 대한 불안감이 지구촌 전역에 퍼져있습니다. 미국 의존도가 심한 나라일수록 소란이 커지겠지요. 소란을 감당할 정부의 대처 능력에 따라 자국 국민들이 그 여파에 시달릴 것입니다. 준비가 안되어 있는 정부는 사안이 터져야만 '앗, 뜨거!' 식이 되겠지요. 이래저래 우리 국민들이 힘겨운 시절을 보낼 것 같습니다.

이 불안의 뒤꼭지가 이번만큼 모호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이 든 적도 흔치 않아 보입니다. 브렉시트는 남의 일 같아 보였는데 이번일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우리가 그만큼 미국 의존도가 높아서 그런거 같습니다. 또한 이유 없는 불안이 아니기에 더해 보입니다.

나라 안팍으로 이런 일이 생기니 지도자의 참모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크든 작든 우리는 어디선가는 그 자리에 서 있을 것 같습니다.

참리더는 모름지기 그가 서 있는 곳에서 가장 큰 책임감을 느낄 것입니다. 무엇인가 항시 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이고 그 결정에 따라 작게는 서너 명에게 크게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겠지요.

모든 결정을 내리기 앞서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어떤 자리인지부터 정확히 인식해야 할 듯합니다. 그것을 망각하는 순간  곧바로 문제가 드러날 것입니다.

"미국을 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강력한 나라로 만들겠습니다".
"미국의 국익에 최우선을 두면서 모든 국가가 공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트럼프의 대통령수락 연설문 중 일부입니다.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낸 부분 같습니다. 그가 외친 강한 아메리카는 결국 미국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경쟁을 통한 부자나라 아메리카 건설이 그의 목표로 보입니다. 불안의 뒤꼭지가 묵직한 이유를 희미하게나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의 수락 연설문 어디에도 이웃이 무엇인지, '함께'라는 소중함이 무엇인지 도무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8년전 오바마의 대통령 수락 연설문을 찾아봤습니다.

"미국이 앞으로 더더욱 빛나는 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은 우리의 부와 돈이 아니라 기회와 민주주의, 여러분의 땀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미국의 정신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음 세기까지 살수 있다면 그들이 어떤 변화를 볼까요... 번영과 자유 그리고 진실을 이뤄낼 것입니다."

부연설명이 필요해 보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대통령으로서 갖고있는 신념과 그들의 의식은 비교불가해 보입니다.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 대한 의식의 차이로 보여집니다.

누구나 자기 자리에서 그 의식의 수준에 따라 매사 결정을 할 것입니다. 자신의 의식은 그 사람이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보여주기에 그 가치를 좇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이념과 가치는 자신의 의식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기에 항시 최선을 찾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매사의 결정은 이해관계나 상황이 아닌 그 일의 본질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개인이든 국가든 이해관계는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에 대립적이기 쉽습니다. 이해관계가 중심이거나, 자신이 표방하는 가치가 결정의 잣대가 되어서는 진실에 이르지 못할 것입니다. 

첨예한 대립이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심한 우리땅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워싱턴과 서울의 결정이 본질을 저버린 그 한 예일 수 있겠습니다. 수백가지 다른 상황에서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해도 언제나 본질은 하나이기에 그 본질을 놓칠 경우 상황만 커 보일 것입니다. 

불어올 강풍이 만만찮아 보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로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것이 주된 이유라면 결국 우리에게도 그 먹고 사는 문제로 강풍이 불어올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8년 전 처음 가졌던 신념이 풍랑을 겪어야 하는 오늘 우리의 신념과 다르지 않기를 빌면서 되뇌어봅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더욱 빛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부와 돈이 아니라 기회와 민주주의, 여러분의 땀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태그:#본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