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녹색연합이 실시한 2016년 대전시민대기오염모니터링 결과 20곳에서 WHO권고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산화질소 농도 간이측정기를 부착하는 장면(왼쪽)과 간이측정 캡슐.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기오염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대전지역 20곳에서 WHO의 권고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녹색연합(대표 이동규, 이하 녹색연합)은 지난 9월 22일과 23일 '세계차없는날'을 맞아 250여명의 대전시민이 참여한 '대전시민대기오염모니터링'을 실시, 2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 모니터링은 녹색연합이 한국가스공사 충청지역본부(본부장 오무진)와 함께 14년째 해마다 시민 모니터요원을 모집해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시민들이 대전 시내 주요 지점에 이산화질소 농도 간이측정기를 부착한 후 24시간 후에 수거해 이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정기 조사지점 120곳을 포함해 대전지역 140곳에서 대기오염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2016년 대전의 이산화질소 평균 농도는 32.1ppb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26.8ppb, 2013년 26.3ppb, 2014년 24.5ppb보다 상당히 높아진 농도이며 48.9ppb를 보였던 2015년보다는 낮아진 농도다.
또한 조사지점 20곳에서는 WHO 권고 기준인 40ppb(대전시 기준 60ppb)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둔산동 모정사거리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49.7ppb를 기록해 2년 연속 대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점으로 나타났다.
이어 원내동 진잠사거리(48.8ppb), 대전일보앞사거리(47.2ppb), 대전역사거리(45.9ppb), 대화공단삼거리(44.7ppb) 등이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으며,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위 10곳 중 대부분은 둔산동, 원내동 등 차량통행이 많은 교차로가 차지했다.
특히, 이러한 교차로 주변에는 학교와 주택가가 인접해 있어 주변 시민들과 학교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대기 오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대전충남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5개구별 이산화질소 평균 농도는 대덕구가 35.8ppb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고, 서구가 33.9ppb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유성구가 31.1ppb, 동구가 30.8ppb, 중구가 27.5ppb로 나타났다. 대덕구의 경우 최근 5년간 2014년을 제외하고 항상 높은 이산화질소 농도를 기록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실시한 2016년 대전시민대기오염모니터링 결과,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은 상위 10곳. ⓒ 대전충남 녹색연합
이번 조사에서는 주택가의 이산화질소 농도도 지역에 따라 매우 심각한 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 중 가장 높은 이산화질소 농도를 보인 곳은 서구 용문동 아이누리아파트(40.3ppb)로 나타났다. 그 뒤로 법동 보람아파트(36.9ppb), 월평동 누리아파트(36.1ppb), 대화동 행복아파트(36.0ppb), 둔산동 수정타운아파트(35.6ppb) 순으로 나타났다.
환경성 질환에 취약한 학생들이 있는 학교의 이산화질소 농도도 일부 학교에서는 WHO 권고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둔산동 한밭초등학교(41.7ppb)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으며, 둔산동 샘머리초등학교(40.7ppb)가 두 번째로 높은 농도를 보였다.
또한 송촌동 송촌초등학교(34.6ppb), 관저동 구봉초등학교(34.6ppb), 둔산동 삼천초등학교(32.7ppb)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기관지염, 호흡기 질환 등 환경성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학교 주변 대기질 개선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대전충남 녹색연합의 주장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기질이 매우 양호한 곳도 눈에 띄었다. 관저동 구봉산입구 지점이 6.25ppb로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성동 은어송초등학교(7.6ppb), 갑천지구친수구역 개발 예정지인 도안뜰(11.6ppb), 가양동 남간정사(16.0ppb), 가양동 흥룡초등학교(16.2ppb) 등이 매우 낮은 농도를 보였다.
이번 조사와 관련, 대전충남 녹색연합은 "지난 6월 13일, 대전시는 '대전시 미세먼지 줄이기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전의 경우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자동차(57%)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대전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차 없는 거리를 추진하고, 다른 지역까지 확대 지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대중교통전용지구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대전시는 차 없는 거리를 확대하기는커녕 축소하고 있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의 교통량을 줄이기 위한 교통유발분담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버스전용차로제 등을 통해 공공 교통 편의성을 높이고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전충남 녹색연합은 해마다 가장 대기질이 가장 나쁜 지역으로 꼽히는 대덕구의 대기질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단에서 배출하는 대기 오염물질과 공장으로 출입하는 노후 된 경유 차량이 그 원인"이라며 "서울시와 같이 노후한 경유 차량의 도심 통행 제한과 산업단지 미세먼지 배출 총량 규제 등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