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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세종청사 간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세종청사 간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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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께서 공직을 자신의 주머니 속 공깃돌 취급하고 공직자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취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자고 나면 연일 이상한 뉴스가 터지고 있다"면서 한 말이다. 바로 3년 전 최순실씨 딸의 승마 문제로 박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박힌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이 최근 강압적으로 명예퇴직을 당했다는 이날자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서였다.

'파리 목숨'처럼 취급 당한 이들은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이다. 이들은 2013년 5월 청와대의 지시로 최순실씨 딸의 승마 대회를 둘러싼 시비를 조사한 뒤 "최씨나 반대쪽이나 다 문제가 많다"는 보고서를 올렸다가 좌천된 인사들이기도 하다. 특히 당시 박 대통령이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불러 "(두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직접 좌천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 문제 삼은 뒤 압박 가해져"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 단장으로 좌천된 노 전 국장은 올해 초 '프랑스 장식미술전' 문제로 청와대와 중앙박물관이 갈등을 빚을 당시 또 박 대통령에게 지목됐다. 이 행사는 박 대통령이 '시간을 내서 가보고 싶다'며 각별한 관심을 표했지만 당시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반대로 무산된 행사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프랑스 장식미술전)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노태강'이라는 이름을 보고는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안다"며 "그 뒤 노 전 국장에게 '물러나 달라'는 압력이 본격적으로 가해졌다"고 밝혔다. 노 전 국장은 이후 "함께 일한 부하들은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조건을 내걸고 명예퇴직원을 제출했고, 전 전 과장 역시 같은 시기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명예퇴직했다.

이에 대해 추 대표는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 그 말 한 마디에 이 나라의 2급 공무원 행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 업무 평가 선두에 있었던 사람이, '징계처분에 의하지 않고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휴직, 면직될 수 없다'는 국가공무원법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이, 강제해직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혼용무도(昏庸無道 :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문체부가 사실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러한 야권의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모르쇠'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겨레>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문체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라는) 그런 발언을 안 했다는 얘기인가"는 질문에도 "내용이 다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고 부인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청와대는 최근 미르·K스포츠 재단 논란과 관련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의혹 모두에 대해 일절 답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정 대변인은 이날 불거진 '예술인 블랙리스트' 파문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는 정부의 미르재단 자금 출연 압박을 비판한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발언이 담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 원본이 더민주 도종환 의원에 의해서 폭로되면서 밝혀진 문제다.(관련 기사 : 미르�청와대 개입 '삭제'한 문예위 회의록, 왜? ) 특히 <한국일보>는 이날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문화예술인 594인 ▲세월호 시국선언 문학인 754인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 6517인 ▲박원순 후보지지 선언 1608인으로 분류된 '예술인 블랙리스트' 문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문체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똑같이 답했다. 앞서도 그는 지난 6일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연풍문 회의'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국정감사와 관련한 여러 의혹과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여러분들이 많은 질문을 하더라도 제가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태그:#박근혜, #최순실, #추미애, #문화체육관광부, #미르-K스포츠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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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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