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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6일 오전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해운대 엘시티 건설사업에 대한 특혜와 비리 혐의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6일 오전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해운대 엘시티 건설사업에 대한 특혜와 비리 혐의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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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시설 건설사업인 '엘시티'를 둘러싼 특혜와 비리 혐의를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지역 유력 인사들에게 광범위한 로비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엘시티 사업의 실질적 오너 이영복씨 구속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검찰 역시 최대 1000억 원대로까지 알려진 로비 자금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씨의 신병 확보에 나섰지만, 검찰 수사 본격화 이후 잠적한 이씨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지역 정관계의 숨은 큰손으로 불려온 이씨는 그 영향력을 이용해 각종 석연치 않은 인허가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관련기사: 해운대 엘시티로 500억 비자금 검찰도 못잡는 이영복은 누구?)

6일 오전 부산지방검찰청 앞을 찾은 부산참여자시민연대 등 7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가장 먼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은 수사를 시작한 후 압수수색을 하고 관련자를 구속했지만,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영복의 신변을 확보하기 위해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체포는 요원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검찰 수사를 통해서도 이영복의 로비와 비자금에 대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부산지역은 이영복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부산지역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과 감시가 더 무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 언론 침묵 일관... 불법 비자금 조성 취재에 나서야" 

엘시티 조감도. 2019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엘시티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101층 1동과 85층 2동의 주거복합단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엘시티 조감도. 2019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엘시티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101층 1동과 85층 2동의 주거복합단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 엘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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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거듭 엘시티 사업의 추진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엘시티 사업은 애초 목적과 달리 공공개발이 아닌 사실상의 주거시설로 인허가가 났고, 100층이 넘는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부산시가 스스로 묶어두었던 고도제한을 풀어주기까지 했다. 나아가 부산시는 수백 억 원의 세금을 들여 엘시티 주변에 도로를 뚫어 주었다. (관련기사: 해운대 마천루 '엘시티' 비자금 수사 확대)

시민단체들은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엘시티 사업 구하기에 뛰어든 지역 상공계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부산상공회의소 측은 최근 검찰이 엘시티 수사에 착수하자 이씨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구명 노력에 나서 의혹을 자초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들은 "부산상의가 부산의 경제를 걱정해서 회원도 아닌 회사 사장의 선처를 호소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보이지 않는 힘이 부산상의에 영향을 행사했다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안을 둘러싼 지역 언론의 보도 태도도 문제로 지적했다. 최근 수사가 시작되자 지역 언론에 일제히 대규모 엘시티 광고가 집행되는 등 뒷말이 끊이지 않아왔다. 시민단체들은 "부산 지역 언론이 특혜 의혹이 제기된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내놓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불법 비자금 조성에 대한 취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거듭 "검찰은 사법기관의 명예에 따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엘시티 이영복 회장의 불법 비자금 조성과 특혜 의혹을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늦었지만 검찰의 수사는 엘시티 사업의 특혜와 비리를 밝혀낼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태그:#엘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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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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