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에티오피아 경찰의 강제 시위 해산으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에티오피아 경찰의 강제 시위 해산으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관련사진보기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에서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최소 수십 명의 시위대가 압사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오로미아 주에서 열린 종교 행사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충돌했다.

최근 에티오피아 정부가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는 최대 부족인 오로모족이 사는 지역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편입하기로 결정하고, 주민의 강제 이주를 진행하는 것에 반발하는 시위였다.

시위대가 "우리는 자유와 정의를 원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사장 무대로 올라서려고 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 총탄을 발사하면서 강제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가 이를 피해 도망치다가 뒤엉키며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했던 야권 관계자는 "최소 50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속출했다"라고 밝혔다. 오로모족의 한 활동가는 "3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라고 밝혔으나 공식적인 인명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사망자가 발생했고, 여러 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옮겨졌다"라며 인명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시위를 주도한) 책임자들은 법의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티오피아 정부, 여론 막으려 인터넷까지 차단

경찰 측은 "시위대가 돌과 병을 던졌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해산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위대 측은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의 폭력 진압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라고 반박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남자 마라톤 은메달을 딴 에티오피아의 페이사 릴레사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팔을 엇갈려 'X'를 그리며 에티오피아 정부의 폭력 진압을 비판하는 반정부 세리머니를 펼친 바 있다.
 
당시 릴레사는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나는 사형당하거나 감옥에 갇힐 것"이라며 귀국하지 않고 외국으로 망명했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폭력 진압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정부는 시위대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며, 인터넷을 차단해 반정부 여론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태그:#에티오피아, #오모로족, #압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