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창희

관련사진보기


ⓒ 이창희

관련사진보기


ⓒ 이창희

관련사진보기


ⓒ 이창희

관련사진보기


혼란스럽고, 공포가 가득했던 밤을 보냈습니다. 경주 지진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출근 했고, 아침 회의를 했고, 어제 지진의 피해 상황에 대해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눈 뒤, 다시 명절을 맞을 인사를 나눕니다.

아침 뉴스에서는, 아직 진도 6.0까지의 여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보를 남깁니다. "명절동안 조심하세요!"라고 인사를 던졌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당장, 오늘 고향가는 길에 수 많은 터널들을 지나가야 하는데, 괜찮을까요? 어디 붉은 실이라도 매어 놓고 터널로 들어가야 할까요? 휴우...

수 많은 생각이 들던 밤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집 안의 피해는, 자유낙하를 과하게 해 버리신 날개 달린 쵸파 3호 한 개뿐이었고, 현관문 앞의 흰 가루와 위의 얇은 금(집중해야 보입니다!)입니다. 걱정이 됩니다만, 이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는 알지를 못합니다.

이번 지진으로, 여러 가지를 많이 배웠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진이 나면 뭘 어찌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무서운 걸 알게됐습니다. 지난 12일 '대피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라고는, 초코바 3개와 초코렛 한 봉지를 챙겨넣은 것뿐이니까요.

이래저래 심난한 명절입니다. 제발, 별일 없이 지금의 위기가 지나가고, 이번의 가르침을 통해, 다음에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지, 누군가가 제대로 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아직도 지금까지도 재난안전처의 재난문자를 받지 못했고, 어떠한 비상연락망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덧글. 제 전화기의 세팅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해외에 나가면 국경을 넘을 때마다 '조심해! 우리가 분명 경고했다, 조심해!'라고 수다스럽게 이야기하던 전화기였습니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태그:#모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