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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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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처형이 아내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너희 김장배추 많이 심었니?"
"그럼, 엄청 심었어! 우린 남들보다 일찍 심었는데 배추가 포기 들려고 그래!"
"다행이다. 요새 배추가 아니라 금추란다 금추!"
"언니, 한 포기에 만 원한다는 소리, 맞는 거야?"
"그렇다니까. 배춧값이 미쳤어! 무도 잘 되고?"
"무, 순무도 넉넉히 심었어. 언니, 걱정 마!"


전화하는 아내 목소리에 자랑기가 넘쳐납니다.

엊그제 서울 처형은 시장에 나가 김칫거리 좀 사려다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배춧값이 이렇게 비싼 것은 생전 처음이라고 합니다. TV에서 배추 한 포기에 만 원 한다는 소리가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올여름 유난히 더운 날씨에 작황이 부진하고, 추석이 코앞이라 수요가 겹쳐 채솟값이 치솟고 있다고 합니다.

배춧값이 금값이라는 소리에 얼른 밭에 나가 보았습니다. 씨 뿌린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는데 건강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유기질 밑거름을 든든히 하고, 아침저녁으로 물주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더니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아내가 따라 나와 수선을 떱니다.

"우리 무도 엄청 컸네! 솎아야 하지 않나? 추석 전날 우리 며느리, 딸 오면 솎아서 열무김치 담그면 딱 좋겠어! 배추도 몇 포기 뽑아 넉넉히 담가 서울 큰언니도 드려야지!"

아내는 벌써 입으로 김치를 담급니다.

올 농사지은 햇고춧가루로 맛나게 버무리면 가을김장 전에 김치 걱정은 없겠다고 합니다. 농사꾼은 나인데, 아내가 넉넉한 여유를 부립니다.

그나저나 요즘 매스컴에서 들리는 소리가 기가 막힙니다. 산지에선 배추 한 포기에 1000원인데, 소비자는 만 원에 사먹는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농민도 기가 막히고, 소비자도 기가 찰 노릇입니다.

뭐가 잘못 되도 크게 잘못된 것 같습니다. 농민은 농민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농산물 유통구조를 바로잡는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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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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