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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2호선대책위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운행을 중단하고 안전대책을 확보한 뒤 재개통할 것’을 시에 촉구했다.
▲ 인천2호선대책위 인천2호선대책위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운행을 중단하고 안전대책을 확보한 뒤 재개통할 것’을 시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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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운행하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하 인천2호선)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인천2호선은 지난달 30일 개통한 후 타임아웃(관제소와 통신두절)·단전·출력장애·신호이상 등의 장애 10여건으로 운행이 자주 중단됐다.(아래 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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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첫날에만 운행이 여섯 차례 중단됐고, 지난 3일에는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사고가 발생해 역시 운행이 중단됐다. 그 뒤로도 사고는 지속됐다. 5일에는 '검단사거리~마천' 하선구간에서 연락 송수관 파열로 전차선 지락사고가 발생, 승객이 급히 하차했다.

또, 7일 밤 9시에 남동구 운연차량기지에서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해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복구했다. 인천교통공사(이하 공사)는 비상 모의훈련이라고 해명했지만, '안전한 인천2호선 개통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인천2호선대책위)'는 사건 은폐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10일 오전에는 독정역에서 유모차 바퀴가 승강장과 출입문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해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 사고 또한 당시 사고현장에 있던 시민이 공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여자아이의 발이 끼인 사고였다'고 폭로하면서,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같은 사고 열차가 검암역에 도착한 뒤 승객들이 승하차하고 승강장 스크린도어는 닫혔지만 열차 출입문이 닫히지 않은 채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안전요원이 문을 닫기 위해 수동 조작하는 도중 갑자기 열차가 출발했고 몇 초 뒤 문이 닫혔다는 것이다.
   
외부합동 특별안전점검서도 숱한 문제점 드러나

시와 공사는 인천2호선 개통 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통 후 사고가 지속되자,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외부 전문가 합동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관제 7건·신호 5건·통신 5건·궤도 4건·차량 4건·전기 2건·소방 2건 등, 모두 29건의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외부 전문가들은 우선 신호·통신 장애 발생 때 안전요원의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점과 비가 올 때 전동차가 미끄러지는 슬립 슬라이드 현상을 지적했다. 또, 새로운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열차관제소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고 속도 구간과 선로 제한 속도가 변화하는 일부 구간에서 승차감이 저하되고, 열차 무선장치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점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이밖에도 무선통신설비 고장으로 전동차와 관제소 간 통신이 두절되는 '타임아웃' 상황 발생 때 즉시 조치할 수 있게 예비품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공사는 29건 중 14건에 대해 개선 조치를 완료했고, 나머지 15건에 대해서는 시 도시철도건설본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통일자에 맞춘 짧은 시운전으로 사고 반복돼"

개통 이후 사고가 지속되자, 인천2호선대책위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사가 시민을 대상으로 시운전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운행을 중단하고 안전대책을 확보한 뒤 재개통할 것'을 시에 촉구했다.

인천2호선대책위는 "지속적으로 발생한 타임아웃 현상, 전차선 단전 사고, 차량 출력 부족 현상,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발빠짐 사고 등은 시운전 기간을 충분히 하고, 운영인력과 장비 배치 시기를 좀 더 앞당기고, 적정 인력을 배치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천2호선은 무인운전시스템을 도입한 타 지역 전철에 비해 시운전 기간이 매우 짧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 노동조합과 인천2호선대책위 등에 따르면, 인천2호선은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2일까지 27일간 시설물 검증시험을 하고,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40일간 영업시운전을 했다. 시설물 검증과 영업시운전을 합해 종합시험운행을 67일 한 셈이다.

이는 60일 이상 시험운행을 해야 한다는 도시철도법 규정을 지킨 것이다. 하지만 김해경전철 135일, 대구3호선 80일, 용인경전철 90일 등, 다른 무인 경전철과 비교하면 67일은 매우 짧은 기간이다. 공사 노조와 인천2호선대책위는 아울러 '67일간 시운전하면서 일주시험(노선의 기점과 종점을 왕복하는 시험)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대영 공사 노조 위원장은 "짧은 시운전 기간도 문제지만, 단 한 차례의 일주시험이 없었다는 것만 보더라도 시운전 자체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시와 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공사가 개통 일을 정해놓고 그 날짜에 맞춰 버스노선 개편까지 속전속결로 추진하다 보니 시운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2호선대책위는 사고도 문제지만 공사가 사고를 은폐하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한 게 더 문제라며, 종합시험운행 자료 공개와 민관공동안전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

인천2호선대책위는 "인천2호선 종합시험운행과 특별 안전진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동으로 검증해야한다. 또한 탈선 사고와 유아 발빠짐 사고의 진실도 밝혀야 한다"며 "시와 시의회, 공사, 인천2호선대책위가 추천한 전문가로 공동안전조사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사고발생 시 적절한 사후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인력 운영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유모차 사고 당시 유아 발빠짐 사고를 나중에 확인했다. 사고를 감추려 했던 게 아니라, CCTV에 보이지 않았다"고 했으며, 탈선사고 의혹과 공개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지나간 일이다. 기술파트에서 훈련이라고 했고,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2호선은 휴가철과 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개통 첫날부터 10만 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향후 이용객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2호선 승강장은 열차 4량 편성을 기준으로 건설됐지만, 현재 전동차는 2량 1편성으로 운행하고 있다. 예산 확보와 차량 제작기간, 차량기지 부지 확보 문제 등을 고려하면 4량 1편성으로 운영하는 데 준비기간 약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2호선, #인천도시철도, #인천교통공사, #인천시, #인천2호선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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