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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전갑남

ⓒ 전갑남

ⓒ 전갑남

ⓒ 전갑남

요즘 시골 농촌에는 빈집들이 많습니다. 빈집에는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집을 놔두고 고향을 등진 아픔도 이만저만이 아닐 거구요.

많은 부모님들은 도회지로 나간 자식들을 따라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자기 손때 묻은 집을 지키고 살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분 중 한 분이 세상 뜨게 되면, 자식 집으로 가기도 하지만, 홀로 고향을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혼자 남은 분마저 저 세상으로 가시면 그 집은 팔려가거나 빈집으로 남습니다. 부모님께서 살던 고향집으로 돌아오는 자녀들은 극히 드뭅니다. 직장일과 자녀교육 등 여러 가지 사정이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래서 빈집이 많아진 듯 싶습니다. 집값이라도 잘 쳐주면 팔기라도 할 텐데, 이런저런 이유로 내버려두게 됩니다. 빈집을 그냥 방치하게 되면 폐허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집에는 사람이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온기로 손을 보고 살아야지 집은 오랜 세월을 함께합니다.

며칠 전, 길가 빈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집을 완전히 풀이 점령해버렸습니다. 그야말로 폐허가 되었습니다. 폐허가 된 빈집은 사람사는 집이 아니라 완전히 풀밭이 되었습니다.

담쟁이덩굴이 지붕까지 점령했습니다. 담쟁이는 무슨 재주로 지붕 용마루까지 기어 올라갔을까? 환삼덩굴도 질세라 무섭게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이름도 모를 수많은 잡초들이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은 집에 잡초가 주인이 되었습니다. 마당이며 텃밭까지 발 디딜 틈조차 없는 풀천지입니다.

사람 사는 집에는 가족의 숨결과 희로애락이 담겨있습니다. 가족간의 사랑과 소중한 이야기들이 집안 곳곳에 스며있는 것입니다.

빈집에서 삶의 이야기가 무섭게 자란 풀숲에 묻혀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사람이고 집이고 뭐고 간에 잘 가꿔야 빛이 납니다. 우리 역사나 문화유산도 소중히 가꾸어 나가야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소중한 것을 함부로 다루면 보석 같은 귀한 것들이 묻혀버리고 사라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소중한 삶의 가치와 이야기가 묻히는 것은 과거의 교훈을 잃고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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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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