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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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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7시 30분, 광복절 아침이다. 아내는 세 아들과 야구 구경하러 지난밤 광주로 떠났다. 아침에 눈떠보니 혼자다. 광복절에 딱 들어맞는(?) 날이다.

집엔 밥이 없다. 어떤 집은 아내가 먼 곳에 떠날 때 미리 곰탕이라고 끓여놓는다던데... 우리집엔 그런 일이 없다. 아침부터 쓰린 배를 달래며 거리를 해맸다.

허기진 배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간단한 먹을거리를 찾는다는 게 그만 근사한 식당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더 최악인 일은 1인분에 무려 1만 원이 넘어가는 장어탕을 시켜버렸다.

잠시 호주머니속 지갑을 매만졌다. 내게 장어탕 한 그릇을 지불할 돈이 있던가? 다행이 돈은 있다. 하지만 장어탕 한 그릇을 비우면 다른 일을 포기해야 한다.

갈등이 생겼다. 허나 이내 결정을 내렸다. 누군가는 무시무시하게 비싼 송로버섯을 먹는데 고생한 내 몸에 장어탕 정도는 투입해도 죄가 아니리라.

힘찬 목소리로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왔다. 적당히 붉은 국물속 장어가 입에 착착 감긴다. 역시 여수에선 장어탕이 최고다. 광복절 아침, 홀로 선 나의 모습이다.

혹여 여수에서 홀로 아침을 드신다면 장어탕 한 그릇을 강력히 추천한다. 붉은 탕속에서 장어를 건져내 굵은 가시를 씹으면 인생의 특별한 맛을 깨닫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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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모이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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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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