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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 공약 연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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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강력히 비판하며 보호무역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트럼프는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보호무역, 감세, 규제 철폐 등을 골자로 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 제조업의 쇠락을 상징하는 '러스트 벨트' 디트로이트에서 백인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디트로이트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무역협정을 지지했다"라며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명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했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했다"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한미 FTA, 깨진 약속" 비난

이어 "클린턴은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한미 FTA)을 지지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지지했다"라며 "TPP가 통과되면 미국의 일자리 1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특히 "한국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겠다"라며 "왜냐면 (한미 FTA가) 미국의 수많은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 '깨진 약속'(broken promise)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의 수출이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 늘고, 7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라며 "미국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한국과의 무역협정으로 10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졌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150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 이상 늘었다"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트럼프 경제 공약은 최상위 1% 위한 것"

트럼프는 대규모 감세 공약도 내세웠다. 그는 최상위층 소득세를 현행 39.6%에서 33%로 낮추고, 최고 35%에 달하는 법인세 한도를 15%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7단계인 소득세율도 3단계(12%, 25%, 33%)로 간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상속세 폐지도 약속했다. 그는 "미국의 노동자들은 평생 세금을 냈다"라며 "사망한 다음에도 과세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육아에 드는 비용 전액을 소득공제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동맹국들이 우리가 제공하는 보호의 대가를 공평하게 부담하도록 할 것"이라며 "그렇게 수십억 달러를 절약해서 미국을 위해 재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최상위 1% 부유층을 위한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관심 없다"라며 "그는 금융 규제를 철폐하고 낙수효과를 과대 포장하면서 미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도 위험에 빠뜨리려고 한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