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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희와 영화감독 홍상수의 불륜 사건으로 한 동안 인터넷이 시끌벅적했다. 조금씩 줄어드는가 싶더니 김민희씨가 본인이 출연한 한 광고회사에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김민희 홍상수의 불륜은 또다시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됐다.

작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형법 제 241조인 간통죄는 위헌 판결이 남으로써 폐지됐다. 간통죄가 62년만에 폐지된 이유는 불륜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이라라는 범위 내에는 공인도 들어가 있다.

이번 청춘라떼에서는 공인의 사생활에 대해 4명의 청년들(이점장, 포도, 누키, 미닛)의 생각을 나눠봤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 전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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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불륜 사생활일까?


누키 :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생활이 있다. 어느 정도 이해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공인은 대중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번 두 사람(김민희 홍상수)의 사건은 단순히 스캔들이 아니었고 불륜이었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사생활을 다 침해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건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면 "불륜을 해도 괜찮다" 이런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인들이라면 좀 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공인의 사생활에 대한 범위가 일반 시민보다는 제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점장 :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해요. 저는 아주 지극한 사생활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사생활이 있는 것처럼 공인들도 똑같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옆집 아저씨의 불륜에 우리가 딱히 간섭하지 않는 것처럼 공인들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륜은 더 이상 우리나라 현행법을 어기는 행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가지고 마녀사냥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 연예인의 성폭행 사건이 종종 뉴스에 나타나는데 그건 엄연한 '범법행위'다. 누키님이 말한 것처럼 공인은 대중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다면 일반인보다 가중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륜'은 도덕과 비도덕의 문제일 뿐 '범법행위'는 아니다. 간통죄가 폐지된 이유는 간통을 개인 사생활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헌법 제 17를 보면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나와 있다. 우리나라 법에 따르면 간통은 사생활이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으로 이 둘에 대한 마녀사냥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간통죄가 지금도 존재했다면 다르게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공인의 사생활과 공적인 생활을 따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예로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그리고 라이언 긱스가 있다. 졸리와 피트 역시 불륜이었지만 그들의 연기와 작품은 지금도 인정받는다.

라이언 긱스의 불륜은 정말 상상 밖 불륜이었다. 그러나 그가 지금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그리고 웨일스에서 레전드로 불리는 이유는 그의 사생활은 상식 밖이었다 해도 축구 하나는 끝내주게 잘했기 때문이다. 김민희와 홍상수의 생활도 따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륜을 했다고 그녀의 연기를, 그의 작품성을 비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포도 : 공인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신기하다. 그 사람의 인성과 연기를 따로 봐야한다는 게 신선하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는데 그 계기가 물론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을 잘 추는 것도 있지만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면 그 사람의 인성도 볼 수 있다. 노래와 춤도 잘하는데 인성까지 좋으니까 점점 빠져들었는데 공인의 생활을 분리해서 보자라는 관점이 신기하면서도 과연 될까 싶다.

미닛 : 저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인들은 본 업무만 잘하면 되지 그 밖의 사생활에 우리가 간섭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이 든다. 점장님과 마찬가지로 범법행위가 아닌 사생활에 우리가 왈가왈부 할 것 까지야 있을까 싶다. 남들의 사생활인데 우리가 간섭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연예계에는 가십거리가 굉장히 많다. 연예인의 일상생활 하나하나가 모두 이슈가 되고 뉴스가 된다. 작은 선행이 엄청난 뉴스가 되고 작은 잘못이 마녀사냥으로 이어진다. 사생활을 키우는데 언론들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김민희 홍상수의 불륜도 언론이 그렇게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사생활에 죽어라 무는 연예언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둘이 서로 좋다는데 우리가 뭐라고 할게 있을까?

포도 : 연예인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연예인과 팬들 사이는 애착관계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아가페적인 사랑을 많이 한다.굉장히 많이 퍼주고, 웬만하면 다 이해하고 포옹하려고 한다. 이런 애착관계를 통해서 연예인 자신이 인기를 얻었다면, 이미지로 먹고 살아가는 직업이라면 도덕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연기만 잘하고, 노래만 잘하고, mc를 잘 보고, 개그만 잘하는 게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인으로서 도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다른 사람의 본보기가 되는 것 역시 공인의 책무 안에 들어간다. 그래서 이번 사건이 좀 실망스러웠다.

또 유교적인 문화가 특히 깊게 뿌리내린 우리나라에서 불륜은 비난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향한 비난을 그들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작품활동을 못하게 된다고 해도 정당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미닛 : 가수, 배우 같은 직업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이다. 대중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활동을 할 수 있다. 대중의 관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살면 좋겠지만 조금 비도덕적이라고 해도 크게 비난할 필요가 있나 싶다.

퇴임식 참석하는 채동욱 검찰총장
 퇴임식 참석하는 채동욱 검찰총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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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봐야 할까?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청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진짜 이유는 현 정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권에 눈의 가시였던 채 전 검찰청장이 결정적으로 물러나게 된 계기는 그의 업무 능력보다는 사생활 때문이었다.

혼외자가 있다는 이유로 고위관직자의 부도덕성을 제기하였고 끝내 사퇴하게 되었다. 2012년 대선 박근혜 후보에게 붙었던 딱지는 박정희의 딸, 독재자의 딸이었다. 이 두 사건은 어떻게 보면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일일 수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포도 : 채동욱 전 검찰청장이 짤린 진짜 배경(정부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위관직자가 혼외자를 뒀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예인보다 공무원 특히 고위관직자들이 더 청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점장 : 채동욱씨 사건은 좀 어려운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간통죄가 있었고 고위관직자라면 도덕적인 면이 있었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혼외자가 있다는 이유로 짤린 게 과연 합당한지는 모르겠다. 공무원이 공무수행을 못하거나, 국민들이 낸 세금을 자기의 아들을 위해 사적으로 사용한다거나, 세금을 빼돌렸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지만 숨겨둔 아들 때문에 짤렸다? 이건 너무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아이를 학대했다거나, 낳아놓고 아버지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이게 잘못된 것이지 혼외자를 낳은 게 직업을 잃을 만한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

포도 : 사생활과 공적인 생활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면 그 사람의 출신도 상관이 없나요?
예를 들어 히틀러의 자손들이 정치 출마를 한다거나, 세계적으로 악영향을 끼친 자손들이 고위관직 후보에 오르는 게 괜찮을까?

이점장 : 저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자식이 무슨 잘못이 있나요? 그 부모 밑에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닌데, 그럼 태어난 게 죄가 된다. 지금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예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좋겠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씨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 이에 대해 독재자의 딸이 어떻게 후보에 나올 수 있냐고들 얘기했는데 나는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후보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지 않나. 우리나라에는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 독재자의 딸은 후보에 나올 수 없다는 법은 없다. 문제는 그 당시 아버지에 대한 반성이 없었다는 점에 있다. 지금도 교과서 바꿔서 어떻게 아버지를 치켜세우려고 하고 있지 않나.

반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통령 후보로는 적합하지 않다라고 얘기하는건 맞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독재자니까 너는 안돼! 이런 접근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따지면 노무현 대통령 아들은 대통령이 되어야 하나? 아니지 않은가.

포도 :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박근혜 후보의 행보가 아버지와 달랐다면 나와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보가 아버지와 똑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로 나와서는 안됐다고 생각한다. 출마를 우리가 막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점장 : 출마를 막는다? 저는 비민주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아버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출마 자체를 막는 것보다 후보로 나왔을 때 우리가 민주적인 방법으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이 더 민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안됐지만. 후보로 나오겠다는 사람의 자유를 사전에 제한시킨다는 것은 굉장히 비민주적인 것 같다.

조선시대에 연좌제가 폐지됐는데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연좌제가 적용되고 있다. 김일성의 외삼촌의 독립운동이 인정되서 서훈을 받았었는데 국회에서 야당 의원이 보훈처장에게 김일성의 외삼촌에게 어떻게 서훈을 받았냐고 묻는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조카가 김일성인 줄 알고 독립운동을 하나? 아버지가 박정희인줄 알고 태어났나? 아니다. 출신으로 출마가 제한되는 건 비민주적이다. 민주적인 방법(투표)으로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청춘라떼
 청춘라떼
ⓒ 이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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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은 모두 도덕군자가 되어야 할까?

포도 : 공인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엄격한 잣대 속에서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점장 : 꼭 도덕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얘기가 비도덕적이여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공인들인 만큼 도덕적이었으면 한다. 하지만 사생활까지 모두 깨끗해야 하고 철저하게 검사 받아야 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공인의 범법행위는 진짜 안된다는 점을 다시 밝힌다 . 공인을 떠나서 사생활에 대한 감시와 관찰이 높아지는 사회는 억압받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미닛 : 공인이 반드시 도덕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강요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키 : 도덕적으로 살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도덕적이었으면 한다.

*네 명의 패널 모두 사회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인들이라면 도덕적으로 살았으면 한다에 전부 동의하고 공감합니다. 읽고 나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청춘라떼 다시 듣기 http://www.podbbang.com/ch/9879
청춘라떼 페이스북 www.facebook.com/youthlatte


태그:#김민희, #홍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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