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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의 부문위원회인 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가 넥슨 성우 사태에 대해 김자연 성우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후 당 내에서 논란이 일자 24일 문예위 부위원장 유성민씨가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에서 유씨는 이 문제를 문예위가 "그의 직업적 노동의 결과물과 관련이 없는, 개인의 사생활에 해당하는 정치적 의견에 의해 그의 노동이 영향을 받은 사건이라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성우가 프리랜서 자격으로 계약을 맺었으며 이미 받아야 할 비용은 모두 지급되었지만 "여전히 문화예술계의 예술가들은 '평판' 이슈가 존재한다"라고 하기도 했다.

중앙당 "문예위의 논평을 철회하기로 결정"

이에 대해 25일 정의당 중앙당이 상무위원회에서 논의하여 문예위의 논평을 철회한다는 결정을 내려 논란을 빚고 있다. 중앙당은 '문화예술위원회 논평에 대한 중앙당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논평을 철회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로 성우 당사자는 1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넥슨과 원만하게 합의를 했으므로 '개인의 노동권이 침해받았다'는 주장은 옳지 않고 당사자의 입장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로 문예위의 논평이 정의당은 메갈리아에 대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논쟁만 야기시키고 본 취지의 전달은 실패했다는 점이다.

'합의된 사안' 그리고 '불필요한 메갈 논쟁'을 근거로?

하지만 중앙당이 내놓은 논평 철회의 두 가지 근거는 모두 설득력이 부족하다. 첫 번째로 '이미 회사와 합의된 사안이다'라는 부분을 보자. 문예위가 이 문제를 '정치적 견해로 개인의 노동권이 탄압받은 것'으로 인식했다는 지점에 대해 중앙당이 반박하는 논리로 합의를 들었던 것인데, 김씨가 실제로 회사와 합의하에 게임에서 하차했던 것은 논란을 키우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들어서였다고 말한 바 있다.

합의했다는 사실이 정치적 견해로 인해 개인의 노동권이 부당하게 침해받았다는 사실을 부정하게 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게임 유저들의 빗발치는 항의가 없었으면 논란이 되지도 않았을 것임을 감안하면, 합의 또한 성우 자신의 온전한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문예위가 메갈리아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만 야기시켰다'라는 지점 또한 문제적이다. 문예위는 당원 게시판을 가득 채운 '그래서 당신들은 메갈리아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대답할 가치가 없는 질문'이라면서 '너 빨갱이지?'라는 질문과 다를 바 없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메갈리아는 분명 문제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커뮤니티임을 인정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사적인 신념이 그의 노동, 직업에 영향을 끼쳤다면 우리의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결국 문예위는 이 문제가 메갈리아를 지지하고 말고를 떠나 개인의 노동권이 침해받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한 것이다. 사실 필자 역시 넥슨 성우 사태는 메갈에 대한 호불호와 별개로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개인이 어떤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공격하며 노동권을 빼앗는 것이 옳은가, 에 대한 논의는 메갈을 언급하지 않고 충분히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혼란을 야기시킨건 문예위가 아니라 메갈리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는 사상검증의 잣대를 들이댄 일부 정의당 당원이라고 봐야 한다. 이 부분을 중앙당은 제대로 구분하는데에 실패한 게 아닐까? 정의당은 이후 TF를 구축, 젠더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원내 유일 진보정당의 현명한 선택을 바라는 바이다.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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