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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군의회가 '쑥대밭'이 됐다. 창녕군의회는 지난 4일 임시회에서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했지만, '돈 선거' 사건이 터지면서 무소속 손태환 의장과 새누리당 박재홍 부의장이 구속되었다.

다른 5명의 의원들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의장․부의장과 5명 의원까지 포함하면 '돈선거' 연루 의혹은 7명이다. 전체 1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의원들이 현재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경남 창녕군의회 게시판에 지난 6월 29일에 붙였던 '제232회 임시회' 소집을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
 경남 창녕군의회 게시판에 지난 6월 29일에 붙였던 '제232회 임시회' 소집을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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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의장, 박재홍 부의장 구속 ... 5명도 연루 의혹

창녕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금품살포 의혹이 제기된 때는 지난 7일부터였다. 한 의원이 박재홍 부의장한테 5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며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을 찾아가 보관하고 있던 돈을 제시했던 것이다.

이후 창원지검 특수부가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박 부의장은 다음 날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되었고, 검찰은 의장 사무실과 다른 의원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20일 손태환 의장이 구속됐다. 손 의장은 4․13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밀양창녕의령함안'에 조해진 전 의원을 배제하고 밀양시장 출신인 엄용수 의원을 공천하자, 반발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었다.

검찰 수사는 이게 끝이 아니다. 검찰은 '돈 선거' 사건에 모두 7명의 의원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나머지 5명 의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진행에 따라, 다른 의원들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뇌물공여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확정되면 의원직이 상실된다. 그런데 의회 회의와 안건(조례) 처리는 과반수가 출석해야 처리할 수 있다. 전체 의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명이 '돈선거' 연루 의혹을 받고 있어, 앞으로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의회를 열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장희용 위원장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

창녕군의회는 금품선거 수사로 휴업 상태다. 7~8월에는 특별한 의회 일정이 없지만, 자주 열어왔던 간담회 등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7월에 했던 집행부 행정사무감사는 지난 6월 10~29일에 벌여 마친 상태다. 관련 조례가 바뀌어 행정사무감사 기간이 6월로 앞당겨진 것이다.

요즘 여러 행사에서 의원들을 볼 수가 없다. 오는 22일 서울시-창녕군이 할 예정인 '도농 상생교류 협약식'에도 김충식 군수 등 집행부 관계자들만 참석하고, 의원들은 함께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녕군의회.
 경남 창녕군의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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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선거' 연루 의혹을 받지 않고 있는 창녕군의회 장희용 산업건설위원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며 "검찰 수사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의원들한테 만나서 대책을 논의하자는 말도 마음 편하게 꺼내지 못할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장 위원장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한테 물어 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나머지 의원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하자니 그렇고, 지금은 난감한 상황"이라며 "서로 말을 하는 게 조심스러워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군의회 차원의 사과에 대해, 장 위원장은 "군민들을 만나면 사과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며 "검찰 수사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사과문을 발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희용 위원장은 "마침 7~8월에는 특별한 의회 일정이 없는데, 절반이 넘는 의원들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으니, 앞으로 원 구성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그래서 다른 지역의 사례도 살펴보고 있다.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리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농민회 등 단체, 회의 열어 대책 논의

시민사회 단체들은 의견을 모아 대응할 예정이다. 창녕군농민회, 창녕군여성농민회, 민주노총 창녕연락소, 전교조 창녕지회는 21일 저녁 모여 창녕군의회 돈선거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어 대응하기로 했다.

김창수 창녕군농민회 회장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주민 대표를 뽑아 놓았더니, 일은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돈으로 권력 싸움하다 터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조례'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의회가 쑥대밭이 되다시피 해놓으니 걱정이다"고 말했다.

진영웅 창녕군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아직은 입장을 낼 수 없고, 나중에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의논해서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그:#창녕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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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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