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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4·13총선 직전 발표했던 '북 해외식당 종업원 사건'과 관련해 갖가지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인신보호구제사건 변론을 맡았던 채희준 변호사는 "여러 자료를 종합해 보면, 12명 중 적어도 8~9명은 자의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채희준 변호사는 '평양시민' 김련희(47)씨와 함께 20일 오후 진주 봉곡성당에서 가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인신보호구제사건 변호인단 초청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천주교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6·15진주본부가 마련했다. "그들도 부모형제, 친구, 사랑하는 이가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간담회에는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참석했다.

천주교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6?15진주본부는 20일 오후 2시 진주 봉곡성당에서 채희준 변호사와 김련희(평양시민)씨를 초청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인신보호구제사건 변호인단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천주교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6?15진주본부는 20일 오후 2시 진주 봉곡성당에서 채희준 변호사와 김련희(평양시민)씨를 초청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인신보호구제사건 변호인단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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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소속인 채희준 변호사는 "2012년 탈북자인권연구모임이 만들어졌고, 2008년 있었던 탈북여간첩사건이 나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정원 합심센터'에 대해, 채 변호사는 "문제가 많다. 외부하고 철저하게 단절되고 격리되어 있다"며 "한 탈북여성은 그 곳에서 5개월 동안 독방에서 조사를 받았고, 그 뒤 간첩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말했다.

북 해외식당 종업원과 관련해서는 "국정원 이외에 아직 본 사람이 없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들어야 하는데, 재판을 해도 국정원은 본인들이 나오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채 변호사는 종업원을 접견하기 위해 지난 5월 국정원 보호센터를 찾아갔다가 거부당한 일도 소개했고, 인신보호구제사건과 관련한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최근 국정원 인권보호관은 언론을 통해 "그들은 자발적으로 들어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채 변호사는 "탈북자들은 보호센터에 있는 동안 접견을 가면 모두 국정원에서 보낸 사람인 줄 안다"며 "인권보호관이 변호사이지만, 국정원 사람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권보호관이 가서 '자발적으로 왔어요' 내지 '비자발적으로 왔어요'라 물으면, 국정원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에 '자발적으로 왔어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 변호사는 "통일부가 여종업원 탈북을 발표하면서 '한류 동경'이라 했다"며 "그들 중에는 20대 3명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그런 여성들이 아무리 한류를 동경하더라도 고향을 버리고 온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채 변호사는 "우리가 수집한 자료를 종합해 볼 때, 12명 중 적어도 8~9명은 자의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이 분들이 자발적으로 들어오지 않았지만, 한국에 정착해서 살고 싶다면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 해외식당 여종업원 사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지난 5월 긴급하게 연대기구모임을 만들었다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이번에 새로이 연대기구를 구성했다. 기독교교회협의회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다음 주 중에 발족해서 구체적인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6?15진주본부는 20일 오후 2시 진주 봉곡성당에서 채희준 변호사와 김련희(평양시민)씨를 초청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인신보호구제사건 변호인단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천주교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6?15진주본부는 20일 오후 2시 진주 봉곡성당에서 채희준 변호사와 김련희(평양시민)씨를 초청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인신보호구제사건 변호인단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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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리한 김련희씨는 "북쪽 사람들은 국정원이라 하면 모르고, 이전 '안기부'는 안다. 북쪽 사람들은 독방에 들어가면 공포를 많이 느낀다"며 "저도 그랬다. 독방에 있을 때, 북에 부모와 딸이 있는데 여기서 살 이유가 없다고 했고, 속아서 왔기에 보내달라고 했지만 국정원은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마지막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겠다'는 서약서를 쓰라고 했다. 독방에서 나올 수만 있다면 그런 서약서는 몇 십장 써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탈북자는 철저하게 이 나라의 체제 선전용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으로 보내 달라고 하기 위해 통일부 면담하러 갔더니, 보내 줄 수 없다고 했다. 통일부는 북으로 보내면 북이 체제 선전용으로 써 먹을 것이라고 했고, 다른 탈북자들이 가겠다고 하면 막을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련희씨는 "북에 있는 부모와 남편, 딸이 그립다. 가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살다보니 누군가 같은 아픔을 겪으면 못 볼 것 같고 도와주고 싶다"며 "이 땅에 사람들은 부모자식이 없다. 국정원에 조사 받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국정원 사람들은 부모자식이 없느냐 말이다"라고 말했다.

채희준 변호사와 김련희씨는 이날 간담회 참가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태그:#채희준 변호사, #민족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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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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