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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백지화' vs 신문 1면 '백지'

대구 지역 유력 일간지 매일신문은 22일자 신문 1면을 백지로 발행했습니다. 광고도 없이, 기사도 없이 신문 1면을 내보낸다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 필요한 일이죠.

매일신문은 '신공항 백지화 규탄위해 매일신문 1면 白紙로 발행'이라는 기사를 통해 '신공항 건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정부에 대한 시도민의 강력한 항의·규탄 뜻을 명확히 전달'하고, '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한 매일신문의 깊은 책임의식과 사과·반성'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밀양이든 가덕도든 막대한 예산 투입과 환경 파괴가 불가피했던 신공항 건설이 김해 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은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신공항"이라며 "어려운 문제지만 피하지 않았고 약속을 지켰다고 본다"며 입장을 밝혔지요. 김해 신공항으로 대선공약 파기가 아니라 이행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애초에 공항이 들어서기 힘든 지역을 정해 놓고 뽑아만 주면 다 이루어줄 것처럼 공수표를 날렸던 영남 정치권은 난처한 입장일 테죠. 10여 년 동안 되풀이되던 그들의 호언장담이 돌이킬 수 없는 지역 갈등과 극심한 혼란만 야기했습니다.

'정부는 지방을 버렸다'

백지 위에 쓰인 한 문장, 그 참담함을 헤아리며 문장을 곱씹을수록 정부가 외면하고 방치했던 다른 이들이 떠오릅니다. 정부가 진실규명 없이 버린 세월호 아이들과 정부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버린 위안부 할머니들. 정부가 버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정부가 버린 백남기 농민. 정부가 버린 청년 실업과 정부가 버린 비정규직. 그렇게 정부에 버림받은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되었을 테지요.

백지상태와 다름없는 헬조선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떤 문장을 써내려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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