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의 뜻이 온 누리에 퍼져야 하리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았다. 7년 전인 2009년 5월 23일 오전, 먹먹했던 가슴이 아직도 이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많은 시인들이 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시를 쓰기도 했다.
김유철 시인(한국작가회의, 삶예술연구소 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우리는 지금도 그의 슬픔을 슬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제목의 추모시를 보내 와 싣는다.
우리는 지금도 그의 슬픔을 슬퍼하지 못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시김유철그가 떠난 다음날봉하에 내린 장대비를 기억하나요그 비를 온 몸으로 맞던 사람들을 기억하나요그 빗물보다 더 쏟아지던 뜨거운 눈물을 기억하나요마지막 날 꽃차를 뒤덮은 노란 종이비행기를 기억하나요처참히 깨지고도농부는 땅을 탓하지 않는다고부엉이 바위를 바라보며 담배연기를 뿌려서우리를 울린 바보 대통령가까운 이익보다는먼 손해를 선택하고그 혼자 가슴에 멍이 들어서우리를 울린 바보 대통령평생 잊지 못할 사람우리는 그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하지만우리는 슬퍼하지 못했습니다끝내 동이 트지 않았던 그 날도우리는 밤이 이슥하도록 슬퍼하지 못했습니다일곱 해가 지나 다시 그날이 왔지만우리는 아직도 그의 슬픔을 슬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사람 사는 세상특권 없는 세상남과 북이 평화롭게 부둥켜안고동과 서가 정답게 어깨 두드리며우리네 손으로 통합을 이루자던 한사람우리네 가슴으로 사람답게 살자던 한사람노짱! 노짱! 노짱이 사라졌지만우리는 지금도 그의 슬픔을 슬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봉화마을 게시판에 적어놓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그가 살아생전 무어라 부를지 몰라 하던 수더분한 얼굴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공장에서부엌에서들판에서학교에서 일하던 거친 손들이삐뚤삐뚤 가슴으로 적은 그 글들을 보셨나요노짱님,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완전형님, 저 왔습니다 잊지 않습니다할아버지, 생신 추카드려요노 대통령님, 지금도 미안합니다충성! 제대 신고하러 들렸습니다노짱님, 나 아이가 생겼어요하늘이 압니다 그가 무엇을 생각했는지강물이 압니다 그가 무엇을 바라봤는지들판이 압니다 그가 무엇을 말했는지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알아듣지 못하고 있습니다그의 생각과, 그의 희망과, 그가 품은 사랑을 우리는 다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그의 죽음을 진정 슬퍼한다면함께 가야합니다사람 사는 세상으로특권 없는 세상으로바보들의 세상으로하여,부엉이 바위에서땅으로 내려 온 것이 아니라하늘로 올라간 외로운 독수리노짱의 뜻이 온 누리에 퍼져야 하리니가자가자저 넓고 푸른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