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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책방 이음에서 열린 오렌지 사진전에 반올림과 시민사회단체 분들이 참석해 오렌지 사진전을 축하했습니다. 오렌지는 늘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투석으로 부은 팔을 아대로 감싸고 현장을 누볐습니다. 전시된 사진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활동 입니다.
▲ 오렌지 첫 사진전 2014년 책방 이음에서 열린 오렌지 사진전에 반올림과 시민사회단체 분들이 참석해 오렌지 사진전을 축하했습니다. 오렌지는 늘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투석으로 부은 팔을 아대로 감싸고 현장을 누볐습니다. 전시된 사진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활동 입니다.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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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명환아, 오렌지야...너 참 잘 살다 갔구나, 심장정지 '오렌지'를 도와주세요)

안녕하세요. 전 엄명환(닉네임 오렌지가 좋아)과 신장병 환우들을 위한 모임(신환모)라는 다음카페 환우모임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던 김군욱이라고 합니다.명환이가 떠난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이 친구가 갑자기 쓰러져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명환이을 봤을 때 '쉽게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깨어나길 간절하게 바랐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우리곁을 떠났고 말았습니다.

명환이는 우리 친구들 중에는 가장 활기찬 친구였기에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작년 6월은 메르스가 나라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고, 투석을 하는 저나 다른 친구들이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가 없어 명환이에게 두 번 밖에 가보지 못했고, 장례식장에도 가지를 못했습니다.

떠나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명환이가 활동했던 여러 시민단체 사람들이 장례를 치러주어 외롭지 않게 떠난 것을 보고 감사하기도 했었습니다.

명환이와 알게 된 것은 제가 20대초반이였고, 명환이는 16살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봤을 때 그 친구는 나이보다도 훨씬 어려 보였고, 몸도 너무 약해보였습니다. 그리고 5년 정도 지나서 환우카페에서 다시 보게 되었었는데 그때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건강해지기 위해 검도를 배웠고, 자전거를 좋아해서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몸을 키웠다고 하더군요. 가족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가기 위해 일도 계속 하고, 운동도 신경 쓰고, 또 긍정적인 마인드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마음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명환이는 초등학교때 투석을 처음 시작을 했었고, 이식을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거부반응으로 다시 투석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명환이 처럼 만성신부전이 되면 기계를 통해 일주일에 3번 4시간씩 병원에 가서 피를 걸러주는 혈액투석이나 복부에 카테터를 연결하여 하루 4번씩 투석액을 집어넣었다 뺐다 하는 복부투석을 해야 합니다.

한번 투석을 시작하면 이식하기 전에는 평생을 투석을 해야 하구요. 이식을 해 줄 기증자를 찾기도 힘들뿐더러 이식은 완치가 아니기에 계속해서 면역억제제를 먹으면서 관리를 해야 해서 많이들 고생합니다. 일주일에 3번 4시간씩 병원에 가서 투석을 하며 직장 생활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투석을 하면서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텐데도 명환이는 투석을 하면서 밝게 지냈습니다. 2008년 환우카페에서 작은 소모임으로 공부를 하는 모임에서도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친구였습니다.

인권을 공부하고 사람들과 더블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집에서 가까운 수원에서 함께 할 시민단체를 찾아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다산인권센터를 만났습니다.

집회 장소에 가면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는 명환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무리한다 싶을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였습니다. 평생 살아왔던 시간보다 시민단체들과 활동했던 시간이 명환이에게는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요즘도 가끔씩 집회 현장에 나가서 사진 찍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명환이가 생각이 납니다. 명환이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명환이를 기억하는 친구들이 모여 사진전을 연다고 합니다.

또 명환이의 삶을 닮은 이를 찾아 "오렌지 인권상"도 시상한다 합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누군가의 기억 속에 멋진 모습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명환이의 별명 오렌지, 오렌지처럼 열정적이고 행복한 모습으로 저도 살고자 합니다.

(재)인권재단 사람은 故 엄명환((필명 ‘오렌지가 좋아’)님을 추모하고,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오렌지 인권상’을 제정했습니다. 

엄명환님의 SNS 프로필에는 ‘민주주의와 촛불을 사랑하고, 자유주의와 삼성을 맛없는 음식처럼 싫어’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지역풀뿌리운동, 인권침해감시활동, 인권현장참여기록 등을 지속해왔던 그는 2015년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졌습니다. 주변의 활동가 친구들은 그의 쾌유를 기원하고,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친구들의 곁을 떠났습니다. 친구들은 장례를 치르고 남은 전액을 인권재단 사람에 기부했습니다. 

이에 인권재단 사람에서는 엄명환님의 소박하지만 뜻깊은 활동이 기억되고, 작지만 빛나는 꿈이 이어질 수 있도록, 특정 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인권 현장에 열정을 갖고 참여해온 개인 활동가들을 위한 ‘오렌지 인권상’을 제정합니다. 2016년 처음 시상되는 ‘오렌지 인권상’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상자 | 이병국 (1인 미디어 활동가), 전승일 (지역 문화 운동가)


시상식 | - 일시 : 2016년 6월 10일 오후 6시 30분- 장소 : 사이다 (경기도 수원)
▲ 오렌지 인권상 (재)인권재단 사람은 故 엄명환((필명 ‘오렌지가 좋아’)님을 추모하고,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오렌지 인권상’을 제정했습니다. 엄명환님의 SNS 프로필에는 ‘민주주의와 촛불을 사랑하고, 자유주의와 삼성을 맛없는 음식처럼 싫어’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지역풀뿌리운동, 인권침해감시활동, 인권현장참여기록 등을 지속해왔던 그는 2015년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졌습니다. 주변의 활동가 친구들은 그의 쾌유를 기원하고,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친구들의 곁을 떠났습니다. 친구들은 장례를 치르고 남은 전액을 인권재단 사람에 기부했습니다. 이에 인권재단 사람에서는 엄명환님의 소박하지만 뜻깊은 활동이 기억되고, 작지만 빛나는 꿈이 이어질 수 있도록, 특정 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인권 현장에 열정을 갖고 참여해온 개인 활동가들을 위한 ‘오렌지 인권상’을 제정합니다. 2016년 처음 시상되는 ‘오렌지 인권상’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상자 | 이병국 (1인 미디어 활동가), 전승일 (지역 문화 운동가) 시상식 | - 일시 : 2016년 6월 10일 오후 6시 30분- 장소 : 사이다 (경기도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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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렌지사진전, #반올림, #만성신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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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황상기 씨의 제보로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전자산업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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