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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항쟁 36주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5.18정신의 요체는 민주·인권·평화라고 말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민주·인권·평화의 5.18정신을 현재화하고 있는 현장과 사람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로 5.18을 주제로 한 웹툰 <메이피플>을 연재하고 있는 공성술 작가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광주 금남로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공성술 작가가 책으로 출간할 <메이피플>의 표지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 금남로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공성술 작가가 책으로 출간할 <메이피플>의 표지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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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가 고향이지만 27년 동안 주로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만화작가 공성술. 소위 '잘 나가는' 상업만화 작가인 그는 현재 상업만화를 그리고 있지 않다. 되레 작년 4월부터 광주 금남로에 있는 작업실에 상주하며 5.18을 주제로 한 웹툰을 그리고 있다.

이 5.18웹툰의 제목은 <메이피플>. 제목 그대로 1980년 5월 광주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다. <메이피플>은 현재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 스토어, 티스토어와 미스터블루 등에서 연재되고 있다. 그 스스로도 "무겁고, 돈이 되지도 않는 이야기"라며 5.18웹툰을 그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13일 광주 금남로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공 작가는"1980년 5월 광주에서 너무 큰 슬픔과 아픔이 일어났는데 지금까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국가가 나서서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한 5.18에 대해서조차 일부러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런 왜곡된 사실이 전부라고 알고 있는 이들이 있더라. 그래서 5.18소설도 있고, 5.18영화도 있지만 내가 전문인 만화를 통해서 5.18을 재조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런 얘기를 만나는 사람들마다에게 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동지'를 만났다. 바로 홍성담 화백과 주홍 작가였다. 홍 화백은 웹툰의 스토리를 엮는 글을 쓰기로 했고, 주홍 작가는 기획 역할을 도맡았다.

2014년 10월부터 시작된 논의는 작년 4월 첫 컷을 크랭크인 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작년 11월 첫 회를 세상에 선보였다. 공 작가는 "5.18하면 아주 세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항쟁' 같은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가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웹툰 <메이피플> 표지.
 웹툰 <메이피플> 표지.
ⓒ 공성술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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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테면 작품엔 한 아주머니가 등장한다. 고향이 광주였던 그는 먹고살기 힘들어서 마산에서 일을 했다. 그때 마산 총각을 친구로 두게 됐는데 그만 그 친구가 마산항쟁 때 죽어버리고 만다. 친구가 죽자 상실감에 고향 광주로 와서 포장마차를 연다. 그런데 5.18항쟁이 일어난 것이다. 포차 아주머니는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는 '주먹밥 아줌마'가 된다.

그런데 그만 광주에 와서 사귄 총각 친구가 계엄군에 의해 또 죽고 만다. 이 아주머니가 당한 일을 내 자신이 당했다고 생각해보라, 뭐 이런 경우가 있나. 항쟁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가는 당신도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5.18항쟁 당시 광주 시민들이 어처구니없이 당하고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섬세한 이야기들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아무리 극화라지만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주제로 하다 보니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특히 현장 사진 등 당시 현장을 고증할 만한 자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상업만화는 돈이 된다, 안 된다가 금방 결론이 난다. 인기 없어 돈이 안 되면 그냥 두면 되는데 이 일은 그런 일이 아니지 않나. 시작한 이상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 상업만화만 주로 그리다가 만화 그린 지 30년 만에 역사적이면서 전혀 상업적이지 않은 만화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돈이 안 되는 만화를, 뜻있고 좋은 일을 한다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시니 그게 참 뿌듯하다."

연재를 본 이들 가운데 5.18 당시를 겪었던 이들이 연락이 와 이런저런 장면을 넣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럴 땐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는 홍성담 화백과 상의해서 결정한다고.

공 작가와 홍 화백의 목표는 웹툰 <메이피플>을 5.18이라는 주제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콘텐츠의 하나로 만드는 것. 그래서 매일 새벽 5시까지 작업하고, 매주 마감을 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주어진 현실이 그렇다보니 작업을 도와주던 문하생 열댓 명이 벌써 떨어져 나갔다. "나 혼자 남더라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해야죠"라며 그는 밝게 웃었다.

공 작가는 이 웹툰 <메이피플>을 <오마이뉴스>에도 직접 연재하기로 했다.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면서 5.18과 광주사람들을 바로 알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태그:#메이피플, #5.18, #공성술, #홍성담,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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