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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사차 예방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포옹하며 반기고 있다.
▲ 정진석 포옹하는 박지원 "축하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사차 예방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포옹하며 반기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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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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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원내) 대표님 만나려고 이 넥타이 메고 왔어요."

# 장면 2.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취재진 붐벼 소란스러워지자 테이블 쾅쾅 치며) 이러니까 대통령이 여길 때리는 거야. (일순간 조용) 덩치도 크고, 권력도 크고, 의석도 큰 정진석 대표가 오면 여기 더 더워져. 반은 나가."


16년 만의 여소야대와 제3당의 득세. 20대 국회의 새로운 권력 지형은 정진석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인사를 다니는 자리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옛 인연을 나열하며 웃는 얼굴로 "축하합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하고 화합을 다졌지만, 그 행간 속엔 크고 작은 견제들이 녹아 있었다.

전날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원장은 4일 오전 정의화 국회의장을 시작으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에 이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오후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야권 대표 예방한 정진석, '협치' 행보 속 '집권여당' 강조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김종인 비대위대표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 김종인 예방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김종인 비대위대표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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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 안철수-천정배 예방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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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내대표는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원내대표 경선 당시 슬로건으로 외쳤던 '협치'를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 원내대표는 "협치와 혁신을 꼭 이루겠다고 당선자 분들께 말했다"면서 "(협치는) 국민의 지상명령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당 방문 때 '낮은 자세'가 확연히 드러났다. 국민의당의 당색인 연두색 넥타이를 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앞에 서서 "색깔을 특별히 이렇게 메고 왔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당 더불어민주당 방문 땐 국민의당에서처럼 적극적인 '낮은 자세'는 아니었다. 국민의당에서의 대화시간은 30여 분이나 됐지만, 더불어민주당 방문 시간은 10여 분 밖에 안 됐다. 아직 더민주의의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지 않은 탓도 있다.

기세등등 국민의당, 박지원 "집권여당 대표로서 대통령께 진언하길"

2당으로 밀려난 집권여당의 낮은 모습에 비해, 3당의 태도는 '자신만만', '기세등등'이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정 원내대표가 요청한 협치의 선결 조건으로 '청와대로부터의 독립'을 주문하는가 하면,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경제 활성화 전략으로 내세운 구조조정과 '한국형 양적 완화'를 언급하면서 "노사 합의를 통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대통령께 그런 말씀을 잘 진언하시라"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청와대로부터의 독립을 정 원내대표에게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천 공동 대표는 "(일하는 국회가 되려면) 국회가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 대표의 말처럼 협치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대통령, 청와대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도 "맞는 말씀"이라며 천 대표의 말을 받았다. 그는 "천 의원이 말한 상황은 과거 여당이 과반수 일때이고,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면서 "대통령이 일방적인 지시를 한다고 해도 관철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주문한다고 입법이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청와대의 간섭 시도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였다.

이날 야당 앞에선 정 원내대표가 낮은 자세로 협치를 강조했지만, 향후 국회 운영 과정에서 얼마만큼 협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친박 진영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당선된 정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마찰이 생길 때 소신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전원이 친박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집권 여당의 지위가 바뀐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천 대표 앞에서도 정 원내대표는 "비록 2당이긴 하지만 집권여당"이라면서 "대통령도 5년 임기를 헌법으로 부여받았다"고 박근혜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태그:#정진석, #새누리당, #국민의당,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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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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