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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중요한 것들 모두는 뒤에 있는지도 모른다.'

이병률 시인의 여행 산문집 <끌림>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어느 동유럽 사진작가의 '이사가고 난 후의 집'이라는 작품이 인상 깊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그 이미지들이 매혹적이었던 이유를 '돌아봄'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해 - <핵맹>전을 다녀와서 1편
위 글에 미처 다 얘기 못한 작품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어떤 '돌아봄'의 마음들이 있을까요?

이지영 작가의 '후쿠시마의 동물들'은 원전 사고 이후 사람들이 떠났지만 영문도 모른 채 그곳에 남겨진 동물들, 개, 고양이 돼지, 소, 닭 등을 보여줍니다. 말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이 자꾸 상상되었습니다.

허웅비 작가의 '원자력, 밝은 미래의 에너지'는 오오누마 유지씨의 일화를 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 후타바 마치 입구에 걸린 간판은 88년 당시 그가 초등학생 때 표어 대회에 응모해서 뽑힌 것이라고 합니다. 원전 사고 이후 피난 생활을 하다 2012년 잠시 들르게 된 마을에서 그는 자기가 지은 표어를 '원자력, 파멸 미래의 에너지'로 고치게 됩니다.

그의 다른 작품 'SAFE/UNSAFE'는 원자력이 안전하고 깨끗하다는 인식은 색안경을 끼고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은 아닌지, 의문을 던집니다.

강병정 작가의 '영원한 안식처'는 아무도 보이지 않고 방사능조차 투과되지 않는 관이 영원한 안식처인지 묻습니다. 10만 년 이상이 지나야 무해한 상태가 된다는 핵폐기물의 경고를 느끼게 합니다.

윤지영 작가의 '영원한 봉인'도 역시 그 경고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입니다. 봉인되어 있던 핵폐기물을 꺼내는 아이들이 나옵니다. 작가는 10만 년 후에도 인류가 존재하고 기억을 전달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미래 세대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지 묻습니다.

미래세대에게 우리는 어떤 것들을 남겨줄 수 있을까요?
그 남겨진 것들의 기억 속엔 왠지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이 담겨 있을 것만 같습니다.

원전 밀집도 세계 1위에 수백만의 인구가 원전 주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어쩌면 중요한 것들은 모두 외면한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핵을 맹신하는 건 아닌지,
두려운 마음으로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중요한 것들 모두는 뒤에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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