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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슬로건과 당원 사진<출처. 홈페이지 갈무리>
 녹색당 슬로건과 당원 사진<출처. 홈페이지 갈무리>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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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3당 체제, 16년 만의 여소야대, 지역주의 타파의 물꼬 등 20대 총선은 많은 이슈를 낳았다. 이런 기록적인 이슈 속에 시나브로 파묻힌 것이 있다. 거대 정당 브랜드에 떠밀려 최소한의 표조차 얻지 못해 잊힌 소수 정당들이다.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등이 그들이다.

비록 3%에도 모자라는 지지를 받아 설움을 삼켜야 했지만 이들 정당의 공약 생산만큼은 브랜드 정당보다 더 눈부셨다. 과히 남달랐다. 인간다움이 물씬 묻어났다. 원내 정당보다 더 모범적인 공약이 그대로 잊히기엔 너무 안타깝다. 이들이 제언한 정당 사용설명서에 맞게 20대 국회가 받아서 잘 사용해야 하는 게 마땅한 이유다.

생태와 공존을 지향하는 녹색당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생태와 공존을 지향하는 녹색당이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독일,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세계 90여 국가에서 녹색당이란 브랜드로 정당이 운영되고 있다. 풀뿌리 당원, 지역분권적 정당, 여성비율이 50%인 평등실현 정당 등이 주요 골자다,

녹색당의 11대 핵심공약에는 먼저 탈핵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방안이다. 신규핵발전소 중단, 노후 핵발전소 폐쇄,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등이 있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공약에는 모두에게 기본소득 지급, 노동시간 단축, 녹색일자리 창출 등이 있다.

식량주권 공약에는 GMO-방사능 식품 추방, 식품첨가물 전면 표시가 있다. 평등사회 공약에는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결혼 제도화,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 평등한 일터와 인권 돌봄 등을 제시했다. 주거권 보장에는 공정한 표준임대료, 계약자동연장제, 부동산투기 불로소득 환수, 비거주용 토지보유세 강화 등을 강조했다.

동물권 보장 공약에는 동물복지 축산, 동물실험 축소, 동물산업 규제, 동물보호 법률 강화, 동물원법 제정이 있다. 녹색 교육 공약에는 공교육확대, 배움 주체 권리보장, 경쟁과 통제가 아닌 협동과 자유의 푸른 교육 실천을 주창한다.

모두가 존엄한 세상의 공약에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 난민인정 실질적 포용정책 제정이 있다. 탈토건 안전사회에는 토건예산상한제, 지역사회알권리법 제정이 있다. 이밖에도 해외파병제한법, 비인도적 무기생산 규제, 전면적 비례대표제 도입, 청소년선거연령 16세, 풀뿌리 지역자치 강화 등이 주요 공약이다.

돈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꾼다. 노동당

노동당 슬로건(왼쪽)과 민중연합당 슬로건 표제<출처. 각 당 홈페이지>
 노동당 슬로건(왼쪽)과 민중연합당 슬로건 표제<출처. 각 당 홈페이지>
ⓒ 노동당,민중연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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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의 주요 공약이다. 인간다움의 미학이 살아 숨 쉬는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당이다. 이들은 재벌증세로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라고 강조한다. 공약집은 현황, 현행 법 취약점, 예산추이, 소요재원, 향후 전망 등으로 아주 상세한 분석을 통해 제시했다.

주요 공약으로 만 6~17세 월 20만 원, 만 18세 이상 월 30만 원 지급, 재벌증세, 노동시간단축, 정규직 고용의무화, 기본복지-공공서비스 확충 등이다. 주당 법정노동시간 35시간 상한제, 연장근무 상한 5시간으로 축소, 초과근무 할증률 인상,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기본급 중심 임금구성, 재벌 자본보유세 1% 부과 등이다.

이밖에도 육아휴직의무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알권리 강화,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공공서비스 기관 민영화 중단조치, 금융소비자보호법 확대 제정, 중소기업 적합업종 특별법, 공공임대주택 비율 전체20% 확대, 건강보험 부과체계 전면 개편, 학생인권법, 문화예술노동권 보장 등이 주요 공약이다.

99% 민중들이 만드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민중연합당은 흙수저당, 노동자당, 농민당을 대표하며 공약을 내세웠다. 이 정당은 스페인의 포데모스, 그리스 시리자, 미국 대선 돌풍의 버니 샌더스까지를 아울러 연합정당, 오픈플랫폼을 기치로 하고 있다.

등록금 100만 원 상한제, 정리해고 폐지, 종편 퇴출, 농민수당 240만 원 지급, 재벌세 도입, 고액화폐 없애고 액면가 1천원 동전출시로 지하경제 양성화, 0~14세까지 무상의료, 국정원 해체 수순 전면 개정,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특별법 제정, 남북이 주도하는 4자 종전선언 등이 주요 공약이다.

비록 선거에선 졌어도 모두가 이길 수 있는 평등의 프레임을 만들자

진보정당의 맏형 격인 정의당은 국민월급 300만 원, 복지임금 100만 원 시대를 강조했다. 정의당 공약에는 앞서 언급한 소수정당들의 공약이 상당부분 교차되어 있다. 이들은 공히 정의로운 경제와 복지, 양극화 해소, 평등가치 실현, 재벌해체 등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책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선거에서 소수정당은 힘의 논리로 언제나 마이너리그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몇 년에 걸쳐 준비한 알찬 공약만큼은 마이너리그에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 메이저리그인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가 소수 정당의 공약들을 기꺼이 감싸 안아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공약이기 때문이다,

소수 정당들이 선거에선 비록 졌어도 모두가 이길 수 있는 평등정책의 프레임을 만들자.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 꽃이자 국민대축제인 선거문화를 올바로 정착시킬 수 있는 대안이다.


태그:#소수 진보정당,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20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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