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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10시 대전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센터에서 월평공원 갑천 생태해설가 3기 양성교육의 첫 번째 강의가 있었다. 대전녹색환경지원센터가 주관하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이번 교육에는 30명의 시민이 참여해 열띤 강의가 진행됐다. 강의 시작 전에는 친교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첫 번째 강의는 '공생과 돌봄의 환경윤리'라는 주제로 충남대학교 김세정 교수가 진행했다. 김 교수는 '환경 철학'하면 서양의 철학을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시대적 차이와 언어적 차이가 있지만, 생명과 공생 등의 환경철학의 기본의 가치관은 통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양은 머리를 가지고 하고 동양은 감성적으로 환경철학을 이야기 하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공생과 돌봄의 환경윤리라는 제목으로 강의 중이다.
▲ 강의 중인 김세정 교수 공생과 돌봄의 환경윤리라는 제목으로 강의 중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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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화두는 '생명의 위기'다. 지난 수세기 동안 인간 욕망 충족을 위한 무자비한 자연생태계 파괴가 인간의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김 교수는 생명위기의 이면에는 인간중심주의를 통한 전지구적인 산업화 과정이 있었으며,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계론적 세계관은 자연을 '생명성이 없는 자동 기계'로 파악하며, 자연을 무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인간중심주의와 도구적 자연관은 인간가치 실현을 위한 도구로 자연을 보고, 자연정복에 대한 철학적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일갈했다.

전지구적 산업화 과정은 풍요롭고 문명사회 사회를 가져오기 위해 진행되었고. 때문에 소수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자연생태계를 초토화하면서 지구 자체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했다.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자연에 대한 공포와 종속으로부터 인간 해방을 추구했지만, 자연 생태계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수단을 인간에게 부여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4대강 사업을 예로 들면서 16개의 댐으로 4대강의 자연을 초토화 시켰다며, 댐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최근 발생한 지진으로 핵발전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이 없었으면 탄생하지 않을 핵 발전소는 후쿠시마 사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감당할 수 없는 위협이 되었다. 참고로 일부 핵발전소의 내진 설계 기준은 6.5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인간중심주의가 내재적 가치가 있는 존재로서 인간으로 규정하고, 인간 이외의모든 존재는 단순한 도구와 수단에 불과하며, 인간에게 이익을 주는 것만 그 존재 가치를 승인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인간의 이익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도구적 자연관으로 연결된다고 부연했다.

생태 중심주의는 개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로 보는 것이라며, 지구 단위, 아시아 생태계, 월평공원 갑천 생태계로 설명하면서, 관계성과 다양성, 공생의 원리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월평공원과 갑천이 그 존재 자체로 가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는 게 생태중심주의라는 것이다.

미국의 국립공원은 핸드폰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원형을 잘 보전하고 있다. 또 손상 시키면 처벌을 할 정도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만드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참석자들이 매우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
▲ 강의 중인 모습 참석자들이 매우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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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동양철학인 유학에서도 이런 생태학적 내용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유학에는 인간과 천지의 마음 오행 가운데 가장 빼어난 기운으로 이루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신의 본성을 다하고, 타인의본성을 다하고, 사물의 본성을 다하고, 천지의 만물을 길러 내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하면서, 인간 중심의 생태주의라고 볼 수 있다고 정의했다.

왕양명의 양명학은 '사람은 천지의 마음이고, 천지만물은 본래 나와 한몸이다'라는 인식을 삼고 있다고 강조했. '생민의 고통과 고난이 무엇인들 내 몸의 절실한 아픔이 아니겠는가?'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양명학은 자연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동양 철학에서 자연 생태계의 존재에 대한 친애의 토대는, 서구의 환경철학처럼 대상물의 고유한 가치나 권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이 가족에 대해 느끼는 사랑과 아픔 같은 인간의 내면적/본원적 마음에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자연 생태계에 대한 친애는 모두가 자신의 마음에 대한 내면적 자각과 실천 과정으로 귀결된다며 김 교수는 강의를 마쳤다.

월평공원 갑천 생태해설가는 이후 17번의 다양한 생태, 사회, 환경, 인문학 강의를 받고 수료하게 된다. 이후, 생태교육과 보전 등의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될 예정이다.


태그:#생태해설가, #환경철학, #김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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