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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0대 총선 울산지역 정당득표율. 노동자의 도시이자 진보정치일번지로 불리는 울산에서 아직 창당도 하지 않고 별다른 활동도 없는 국민의당이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해온 진보정당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제 20대 총선 울산지역 정당득표율. 노동자의 도시이자 진보정치일번지로 불리는 울산에서 아직 창당도 하지 않고 별다른 활동도 없는 국민의당이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해온 진보정당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제 20대 4·13 총선에서는 울산의 정치지형변화가 돋보인다. 4년 전 19대 총선 때 6개 지역구를 싹쓸이 했던 새누리당이 거센 민심의 심판을 받아 3개 지역구에서만 승리하면서 위축된 반면 진보노동정치가 새롭게 부상한 것.

민주노총 등 노동계 지지후보로 나선 진보진영의 무소속 국회의원 2명의 탄생은 앞으로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본격화 될 것을 암시해준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그동안 '새누리당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이다'는 지역정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면서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야권의 행보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 다소 기형적인 표심이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활발한 서민활동해온 진보정당보다 국민의당 득표율이 높아?

이번 울산 총선의 특징은 새누리당의 참패다. 6개 지역구 중 3개 지역구 절반의 승리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새누리당의 자만을 불러왔던 정당득표율(비례대표)이 급락한 것.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때 49.46%의 정당득표율을 얻어 과반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36.69%에 그쳐 12.77%p나 떨어졌다.

특히 울산에서 승리한 3개 지역구도 만일 시민사회의 요청대로 야권 단일화만 됐다면 새누리당이 패배했을 것이라는 수치 결과가 나왔다. 민심이 동요해 야권이 전 지역구를 싹쓸이 했을 수도 있었던 것.

그렇다면 과거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이탈 표는 어디로 간 것일까? 수치상으로는 그 혜택을 본 곳이 국민의당이다. 이번 총선에서 울산 정당득표율은 새누리당 36.69%, 더불어민주당 22.76%, 국민의당 21.07%, 정의당 8.72%, 노동당 2.90%였다.

눈에 띄는 점은, 새누리당의 정당득표율이 대폭 하락했지만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19대 총선 때의 25.21%보다 2.45%p 하락했다는 점이다. 또한 그동안 꾸준한 지역활동으로 일정한 지지세력을 갖고 있는 정의당과, 민주노총과의 연대 등으로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노동당의 득표율이 국민의당 정당득표율에 크게 못미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울산 총선 결과는 기형적인 표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울산에서 아직 창당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일부 노동계 인사를 비롯해 기존 안철수 지지단체 등 100여 명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지만 지난해말 안철수 대표의 탈당 이후 지난 2월 30여 명만이 더민주를 탈당했다. 또한 그동안 지역에서 이렇다할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21.07% 정당득표율은 납득하기 힘들다.

비록 국민의당이 전국적으로 26.74%의 득표율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노동자의 도시이면서 진보정치일번지로 불리는 울산에서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여온 진보정당들의 득표율을 월등히 뛰어 넘었다는 점은 선듯 납득하기 힘든 것.

이런 기형적인 득표는 울산에 존재하는 안철수 지지자들의 표심도 있겠지만 지역의 정치특성에도 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통합진보당의 정당 해산으로 그 지지세력들이 투표할 정당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는 것. 이외 일각에서는 정당투표 용지에 찍힌 3번째 정당 순서가 득표에 한몫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4년 전 19대 총선 때의 정당득표율은 새누리당 49.46%,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25.21%, 통합진보당 16.29%, 진보신당 2.03% 순이었다. 결국 통합진보당 해산 후 그 지지층이 이번 총선에서는 더민주나 정의당, 노동당으로 향하지 않고 국민의당으로 갔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중구에 서인채 후보(12.83%), 동구에 이연희 후보(5.45%), 울주군에 권중건 후보(7.40%)가 출마했다. 특히 뒤늦은 후보 출마로 야권연대를 통한 새누리당 심판을 바라던 시민사회와 노동계에서는 '야권 표를 깨러 나왔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었다.(관련기사 : 야권단일화했는데... 또 다른 야권 후보가 출마)

결국 이같은 울산에서의 높은 국민의당의 정당득표율은 그동안 새누리당과 친서민 정책 등을 두고 싸워온 더민주와 정의당, 노동당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정당득표율에 걸맞는 제대로 된 활동을 지역에서 펼쳐줄 것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울산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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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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