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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낙태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MSNBC 뉴스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의 낙태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MSNBC 뉴스 갈무리.
ⓒ MS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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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비난에 휩싸였다.

낙태 반대론자인 트럼프는 3월 31일(현지시각) 미국 MSNBC 방송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 토론회에서 "낙태를 처벌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처벌(punishment)이 있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의사가 아닌) 여성을 처벌하느냐"라고 재차 묻자 트럼프는 "그렇다"라며 "불법적 장소에서 낙태하는 것을 금지해야 하고, 처벌 방법은 향후 논의해서 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주자들까지 비난하고 나섰다. 대다수 낙태 반대주의자들도 트럼프와 달리 여성이 아닌 낙태를 시술한 의사를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끔찍하고 지독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공화당 경선의 선두주자가 수치스럽다"라고 공격했다.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가세했다. 선두 트럼프를 쫓고 있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말을 신경 쓸 필요 없다. 그가 낙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라고 강조했다.

낙태반대단체 '생명을위한행진'(March for Life)은 "트럼프의 주장은 낙태 반대론자들의 입장과 전혀 무관하다"라며 "누구도 낙태를 선택한 여성을 처벌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성정치단체 '에밀리 리스트'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며 "그는 여성을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더러운 동물처럼 여긴다"라고 비난했다.

비난 세례에 '화들짝'... 몇시간 만에 말바꿔

결국 트럼프는 백기를 들었다. 불과 몇 시간 후 성명을 통해 "불법 낙태수술을 했을 경우 여성이 아닌 의사가 법적 책임을 진다"라며 "여성과 뱃속의 생명은 희생자"라고 주장을 번복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발언을 취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여성 대변인 카트리나 피어슨도 CNN 방송에서 "추상적인 개념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온 것"이라며 "트럼프가 자신의 발언을 분명하게 해명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여성 앵커를 멍청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경선 상대 부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 여성 혐오 발언을 쏟아냈던 트럼프이기에 진정성 없는 해명이라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어떻게든 저지하고 싶은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로 인해 여성 표심을 잃게 될까 봐 속을 끓이고 있다.


태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낙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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