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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뉴욕타임스 특별 인터뷰 기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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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을 늘리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의 외교정책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미국의 방위 공약을 믿을 수 없게 되면 독자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지금처럼 계속 약해진다면 우리의 의지가 상관없이 한국과 일본은 핵무장을 그것(핵무장)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상황에서 차라리 그런 경우가 더 나을 수도 있다"라며 "그들(한국과 일본)이 핵 위협을 갖추게 된다면 그게 꼭 미국에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를 획기적으로 인상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고 묻자 "기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 모든 것을 위해 더 이상 수십억 달러나 되는 엄청난 돈을 계속 써야 할 여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북한이 고개를 도발할 때마다 일본이나 다른 나라들로부터 '무언가 좀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라며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일 안보조약과 같은 여러 동맹 조약들을 체결할 때만 해도 미국은 부유한 나라였지만, 이제는 가난해졌다"라며 "미국이 누군가로부터 공격받더라도 일본이 미국을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되는 동맹 조약이란 불공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유세를 통해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많은 부유한 동맹 국가들이 미군 주둔에 대한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주장을 하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하지만 트럼프가 공식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에서의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을 분명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외교 방향을 나타내며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등 다른 주요 외신들도 트럼프의 발언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맥아더 장군 가장 좋아한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역할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경제적으로 미국에 불공평하다"라며 "새로운 대테러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 지역 동맹국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 지상군을 보내거나 미군에 자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이들 국가의 원유 수입을 금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중동에 개입한 이유는 원유 때문인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거의 사라졌다"라며 중동에서 철수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막을 방법으로는 "미국의 경제력은 중국을 크게 압도한다"라며 "중국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협하는 것이 가장 좋고, 이것이 바로 무역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 인물로 "더글러스 맥아더와 조지 패튼 장군"을 꼽으면서 "한국전쟁에서 핵무기 카드를 꺼냈던 맥아더 장군과 달리 나는 아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핵무기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외교정책이 고립주의라는 비판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대선 후보 지명이 가까워지면서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정교해지고 있다"라면서도 "그는 자기 생각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지만, 그것에 대한 잠재적인 결과는 깊이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팀 키팅 전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을 인용해 "동북아 지역의 핵무기 개발 경쟁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안보 전략의 핵심인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