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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면담을 마치고 농성을 계속하는 주민들
▲ 농성하는 모습 시장 면담을 마치고 농성을 계속하는 주민들
ⓒ 구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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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대덕댐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문희준, 이하 대책위) 주민 40여 명은 박보생 경북 김천시장과 만나 면담했지만 기존 입장만 확인했다. 대책위는 농성을 이어가면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23일 오후 2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김천시 귀농연합회 발대식 및 창립총회에 참석한 박 시장을 만나기 위해 대책위 주민들이 오후 1시 30분부터 행사장에 모였다. 이에 경찰과 시 공무원들이 나와서 이들을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주민 4, 5명이 대표로 박 시장과 만나는 형태로 면담이 성사됐다.

주민 요구는 세 가지였는데, 농성 중 잠깐씩 쉴 수 있는 천막을 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는 거절 당했으나 숙직실은 쓸 수 있게 됐고, 국토교통부(국토부)에 주민들이 면담을 갈 수 있도록 시가 편의를 제공해 주는 것은 어느 정도 타협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가장 큰 안건인 댐건설을 중지 여부 결정에 대해선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박 시장은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주어서 6월 말까지는 댐 건설을 잠정 중지했다. 결과가 나오면 대책위에 통보할 테니 그 때까지는 농사일에 전념하라"고 답했다.

주민들은 'KDI가 시의 손을 들어줄 것이 뻔한데, 6월까지 기다리라는 말은 아무 대비 없이 기다렸다가 7월 양파 농사로 가장 바쁜 철에 댐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말이 아닌가'라며 반발했다. 주민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만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한국개발연구원인 KDI를 내세워 타당성조사를 한다는 것은 결국 시가 요식 절차를 거쳐서 댐을 건설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농성을 하는 주민들이 하는 말은 한결같았다.

"필요하면 우리도 희생할 수 있다. 그러나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반대한다. 물론 예전에 홍수로 피해를 입었지만, 그 이후 하천이 정비되었다. 더구나 부항댐도 저렇게 있다. 앞으로는 오히려 갈수기 물 부족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터인데 상류 지역 수로 개선은 신경 안 쓰고 무슨 홍수 조절댐인가? 부항댐이 완공된 이후 안개와 습기로 오이, 과수 농사에 피해를 절감하고 있는데 대덕댐까지 생기면 농작물과 축산 농가 피해는 더 심해진다. 몇몇이 우리가 낸 세금을 가지고 돈 벌겠다는 것이 아니냐?"

박 시장은 국책 사업이라 자신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일부는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토부가 지난 2013년 6월 '사업절차에 시민단체가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사전검토협의회를 신설하고, 지역 주민과의 협의기구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겠다'며 지자체들의 공모를 통해 댐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댐 사업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사흘 전에 대덕댐을 건설한다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고 같은 해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이같은 점에서 국토부와 김천시가 충분한 사전 검토와 갈등 조정,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태그:#김천, #대덕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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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퇴직하고 새 인생을 살고자 합니다. 제2의 인생은 이웃과 더불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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