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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막말 파문'을 일으킨 친박핵심 윤상현(인천 남구을) 의원과 비박계 5선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이 공천 탈락했고,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발표는 또 미뤄졌다.
▲ 새누리당 공천 이재오·윤상현 탈락, 유승민 보류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막말 파문'을 일으킨 친박핵심 윤상현(인천 남구을) 의원과 비박계 5선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이 공천 탈락했고,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발표는 또 미뤄졌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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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질쟁이야, 고자질쟁이."
"어휴... 회의를 할 수가 없어. 이건 하지 말자는 거야."
"이한구 위원장만 제일 공정하게 해."

최공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 등이 17일 오후 여의도 당사 6층 회의실을 나오면서 쏟아낸 말들이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외부 공관위원도 계단을 이용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 시작 30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최 위원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슨 일이냐"라고 묻는 기자들에게 "감정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마음을 추스른 뒤에 취재에 응하겠다"라면서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최 위원을 비롯한 외부 공관위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한구 공관위원장마저 당사를 떠나면서 회의는 취소돼 버렸다. 결국 공관위는 당초 예정돼 있던 비례대표 후보 심사는 물론, 여전히 결정을 미루고 있는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지 못했다.

이처럼 공관위가 파행을 맞은 것은 지난 10일 비박(비박근혜) 측 황진하·홍문표 공관위원의 '심사 보이콧' 선언 이후 일주일 만이다.

외부 공관위원들 "김무성 대표가 공관위 업무 개입한다 생각"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심사 결과 일부가 국민공천제 취지에 안 맞는다"며  이한구식 공천에 대해 사실상 '전면 불신'을 드러냈다. 김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 결정사항에 대한 의결이 있었다"며 "공천심사 단수추천 11곳 중 7곳 보류"라고 적힌 메모를 들고 있다.
▲ 김무성, 이한구식 공천 사실상 '전면불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심사 결과 일부가 국민공천제 취지에 안 맞는다"며 이한구식 공천에 대해 사실상 '전면 불신'을 드러냈다. 김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 결정사항에 대한 의결이 있었다"며 "공천심사 단수추천 11곳 중 7곳 보류"라고 적힌 메모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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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공관위원 6명은 김순희·한무경·이욱한·김용하·최공재·박주희 등 당 밖의 인사로 꾸려졌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전날(16일) 김무성 대표의 공천심사안 의결 보류 기자회견과 당 최고위원회의의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에 대한 공천 탈락 재심 요구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이 이 위원장을 공공연히 두둔하면서 '단체행동'을 개시한 점은 김 대표에 대한 압박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원유철 원내대표와 친박 측 최고위원들도 이날 오전 비공식 간담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김무성 대표의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김무성을 찾아라" '봉숭아학당' 된 새누리).

외부 위원들은 구체적으로 김 대표의 공천심사안 의결 보류 기자회견을 '부당개입'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측 공관위원인 박종희 2사무부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부 위원들 사이에 당이 중심을 못 잡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외부 위원들이 (김 대표가) 공관위 업무에 개입한다고 오해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을 보류한 지역에 대해 빨리 의견을 준다면 그 부분을 다시 심의해 (공천을) 끝내면 된다"라며 공관위 정상화를 위해 김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관위에서 100% 만장일치로 통과된 사안"이라며 주호영 의원에 대한 공천 탈락 재심 요구를 반려한 것도 또 다른 이유였다. 이를 두고 황진하·홍문표 위원은 "100% 합의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고, 이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위원들이 "결정을 번복하지 말라"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황진하 공관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부 위원들은 (주 의원 공천 탈락 결정을 재심) 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하더라, 그러면서 먼저 나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관위의 정상화를 위해선 주 의원에 대한 문제보다 김 대표의 공천심사안 보류 의결 문제부터 해결돼야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장은 "주 의원에 대한 재심 여부는 좀 더 명확하게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금은 주 의원(재심 여부)이 문제가 아니다, 전날 (최고위에서) 보류한 공천 부분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 최고위는 오는 18일 오전 다시 한 번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김 대표가 친박 측 최고위원들의 사과 요구를 일축한 데다 비박 측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쉽게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태그:#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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