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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1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1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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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13 총선을 28일 앞둔 16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지난 1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격 방문하면서 '총선개입'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엿새 만에 같은 논란을 자초할 수 있는 일정을 강행한 것이다.

청와대는 '정치적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금번 방문은 지난 2월 25일 대전센터와 3월 10일 대구센터에 이어 창조경제 현장점검의 일환"이라며 "부산센터 개소 1주년에 맞춰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박 대통령의 방문은 '부산센터 개소 1주년'이란 시의성에 맞춘 것이지 총선을 겨냥한 것이 아니란 얘기다. 박 대통령도 지난 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창조경제현장을 방문해서 점검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총선개입' 논란을 가라앉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부산센터 개소 1주년에 맞춰 이뤄진 방문"이란 설명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앞서 대전·대구센터를 방문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납득 어려운 '개소 1주년' 설명, 대구 이어 부산 '진박'들도 힘 얻나

대구센터만 하더라도 2014년 9월에 설립됐고, 전국 17개 시·도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가장 먼저 세워졌다. 결국, 순번을 따져서 방문하기로 했다면 대전센터가 아닌 대구센터가 가장 첫 방문지가 돼야 했다. 또 개소시점을 감안해 방문하기로 했다면 대구센터가 총선 이후로 미뤄져야 했다.

다른 지역 센터를 방문할 때도 이번 부산방문처럼 '개소 1주년'이란 시의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예를 들어 경남센터는 2015년 4월 9일 세워졌다. 이대로라면 총선 나흘 전에 대통령이 경남센터에 참석해야 한다.

청와대가 대구센터 방문 직후 여의도 안팎에서 불거졌던 논란을 감안했다면 부산센터 방문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이 결과적으로 '진박(眞朴, 진짜 친박)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박 대통령의 대구센터 방문 이후 대구 지역구 총선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했다. 이는 '대통령 방문 효과'를 진박후보들에게 반영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그리고 지난 15일 7차 공천 발표 때 친유승민계 현역의원들이 대거 낙천하고 진박 후보들이 생존하면서 이 같은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린 상황이다.

이번 부산 지역에서도 같은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부산센터는 현재 경선지역으로 지정된 해운대갑 선거구에 위치하고 있다. 친김무성계 하태경 의원과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 설동근 전 부산교육감이 공천 확정을 위해 경쟁 중이다. 박 대통령의 행보 여파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김 전 사무총장은 이곳에서 '진박 후보'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도 "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정치적 후계자인 김세현만이 해운대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배재정 "도대체 왜 이 시점에 부산에 오나"

야당 후보들도 박 대통령의 부산행에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부산 사상구에 출사표를 던진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대체 이 시점에서 왜 부산에 올까요, 이른바 '진박'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채무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오로지 자기 사람들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라면서 "행여 내일 '진박'들과 손가락 하트 인증샷을 찍지는 마시길"이라고 덧붙였다.


태그:#박근혜, #창조경제혁신센터, #총선,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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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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