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지난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공항에 나오자마자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오팔카드(Opal card) 구입과 유심(USIM)칩 사기 그리고 계좌 개설. 공항에서 해결 할 수 있는 건 이중 두 가지다. 오팔카드와 유심칩. 잔뜩 긴장한 채 한 손에 캐리어를 끌고 백팩과 노트북 가방을 멘 채 공항을 두리번 거린다.

시드니 공항은 입구 오른 편에 유심을 살 수 있는 통신사 매장이 있다. 이곳엔 여러 통신사가 입점해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텔스트라, 옵터스, 보다폰. 특히 한인들은 옵터스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호주에 갔던 친구도 옵터스를 추천했다. 옵터스 매장 앞에는 긴 줄이 있다. 대부분 동양인이다. 시간이 흘러 내 차례가 왔다. 어설픈 영어를 꺼낸다.

"I want to buy USIM."

그는 유심칩 하나를 꺼내더니 국내통화, 문자, 국제통화 무제한에 한 달 8기가 데이터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가격은 40호주달러. 한국보다 통화료가 저렴하다. 물론 국제통화는 한국, 중국 등 몇 개국에걸 때만 무료다. 타 국가는 당연히 국제통화료를 지불해야 한다. 유심칩을 끼고 전화를 개통했다. 바로 호주에 미리 와 있던 후배에게 전화를 건다.

"어, 통화 잘 되네요. 저는 잘 안됐거든요. 전화를 받을 수는 있는데 걸 수 없더라고요."

무슨 문제인가 싶어 한국 삼성서비스센터에 문의해보니 A/S가 필요하다고 말했단다. 다만 답변이 어이가 없었다고.

"한국에서 산 휴대폰은 한국에서만 A/S받아야 된다고 하던데요."

결국 그 후배는 170호주달러를 내고 삼성 휴대폰을 구입했다. 가장 저렴하고, 그나마 괜찮은 걸 찾았는데 그게 삼성 휴대전화였단다. 후배의 말을 듣고 나는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봤지만, 내 휴대전화는 괜찮았다. 같은 삼성폰인데도 조금 차이가 나는 듯했다.

첫 번째 미션을 끝내고 오팔카드를 사기 위해 공항 내 마켓에 들렀다. 오팔카드는 우리로 치면 교통카드다. 도입된 지 얼마 안됐다고 한다. 나중에 호주에 3년째 있는 친구에게 들은 말.

"여기 애들이 대중교통을 오팔로 이용할 수 있는 걸 보고 신기하다고 말하던데.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됐다고 말하니까 놀라더라."

페리, 버스, 트레인 전부 이것으로 결제할 수 있다.
▲ 호주의 교통카드 '오팔' 페리, 버스, 트레인 전부 이것으로 결제할 수 있다.
ⓒ 백윤호

관련사진보기


오팔카드를 구입하고 20호주달러를 충전했다. 목이 말라 물 한 병을 사기 위해 음료코너에 갔다.

"3호주달러."

호주의 물가가 실감났다. 호주에서 임시 숙소로 정해둔 곳은 맨리다. 해변이 좋은 도시로 우리나라로 치면 경포대나 강화도 쯤이 되겠다. 도시에서 꽤 먼 데 위치한 곳이다. 구글 맵에 위치를 찍으니 가는 방법이 나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트립뷰(TripView)'란 어플이 호주에서 유용하다는 것. 위치를 찍으면 대중교통의 시간과 교통수단 번호까지 상세히 나온다.

호주의 트레인은 2층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위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온다. 우리나라 ITX와 비슷하게 생겼다. 한참을 타고 가니 Circular Quay에 도착했다. 이곳은 거대한 선착장이었다.

Circular Quay는 호주에서 교통수단 중 하나인 페리가 모이는 곳이다. 바다 건너 도시와 시드니는 페리로 연결돼 있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 색다른 재미다.

호주에서 교통수단 중 하나인 페리. 신기할 따름.
▲ 서큘러 퀘이에서 페리를 기다리는 사람들 호주에서 교통수단 중 하나인 페리. 신기할 따름.
ⓒ 백윤호

관련사진보기


가격이 비싼게 흠이지만(9불) 그래도 타볼만 하다.
▲ 페리에서 본 오페라 하우스 가격이 비싼게 흠이지만(9불) 그래도 타볼만 하다.
ⓒ 백윤호

관련사진보기


30여 분이 걸리는 항로.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주위 경치는 감탄을 자아낸다. 바다 주위에 요트가 많다. 이곳에는 요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부의 상징이라 한다. 확실히 시드니 근처다 보니 정박해 있는 요트나 떠 다니는 요트가 많았다. 한편으로는 부러운 장면이다.

내가 임시로 묵을 숙소가 있는 도시. 해변이 일품이다.
▲ 맨리선착장 내가 임시로 묵을 숙소가 있는 도시. 해변이 일품이다.
ⓒ 백윤호

관련사진보기


0

맨리에 도착했다. 다양한 인종들이 곳곳에 보인다. 횡단보도를 건너 맨리비치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좌 개설을 위해서다. 커먼웰스란 호주 최대 은행에서 계좌를 열기로 했는데 그 지점이 맨리비치 쪽에 있다.

호주는 다양한 은행이 존재한다. 독특한 점은 다른 은행에서는 돈을 인출할 수 없다는 것. 내가 계좌를 개설한 은행의 ATM기에서만 가능하다. 전산 시스템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그나마 최근들어 ATM기로 돈을 바로 입금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ATM기에서 하얀 봉투가 나왔고 거기에 현금을 넣고 다시 기계에 넣어야 했다. 그래야 다음 날에 돈이 입금됐다. 많이 나아진 편이다.

커먼웰스 은행 계좌는 한국에서 미리 신청해놨다. 인터넷 사이트를 들어가면 미리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지점에서 해당 계좌를 열고 체크카드를 찾을 수 있다. 호주 현지에서 바로 하게 되면 체크카드 만드는 데 1주일이 걸린다고 하니 갈 사람은 미리 만드는 편이 좋다.

계좌를 만들면서 동시에 넷뱅크(Netbank)도 같이 만드는 게 좋다. 여기 체크카드는 일반계좌에 있는 돈을 기반으로 사용된다. 만약 지갑을 잃어버렸다면 넷뱅크로 돈을 옮기면 그나마 체크카드를 사용 못하게 막을 수 있다. 이자도 붙는다고 하니 꼭 추천한다. 참고로 여기서 인터넷뱅킹을 할 때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는 필요없다. PIN 번호만 알면 끝. 송금하기는 정말 쉽다.

세 가지 미션을 끝내고 숙소인 맨리 백팩커스(Manly backpackers)에 도착했다. 백팩커들을 위한 숙소. 맨리비치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보니 서핑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다. 방을 배정받았다. 방에는 누군가 존재한다는 흔적만 가득할 뿐. 아무도 없었다. 간단히 짐을 놓고 다시 나왔다.

주위를 탐방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덧붙이는 글 | 스물일곱.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왔습니다. 앞으로 호주에서 지내며 겪는 일들을 연재식으로 풀어내려 합니다. 좀 더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풀어내고 싶습니다.



태그:#호주, #워홀러, #탐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