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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담고 있으니 다 좋은 말씀일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경, '천수경',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이 어떨 때 좋은 내용이고, 어떨 때 새기면 좋은 경인지를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타민이 몸에 좋다는 건 다들 압니다. 하지만 비타민 종류,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D' 등이 어떤 때 어떻게 좋은 것인지를 까지를 구체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야기보따리 같은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강설 월호 / (주)조계종출판사 / 2016년 2월 29일 / 값 15,000)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강설 월호 / (주)조계종출판사 / 2016년 2월 29일 / 값 15,000) ⓒ 임윤수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강설 월호, (주)조계종출판사)에서는 <화엄경>이 어떤 경인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 머릿속으로 쏙쏙 들어옵니다.

스님께서는 책 '머리말'에서 <천수경>이 '관세음보살의 마음과 하나 되는 가르침'으로 비타민A, <금강경>이 '아상을 없애는 가르침'으로 비타민C, <법화경>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담은 비타민D에 해당한다면 <화엄경>은 '종합비타민' 같은 경이라는 설명으로 강설을 시작합니다.

화엄경 약찬게는 80권이나 되는 화엄경 내용을 용수보살이 108행 게송으로 간략하게 줄여 놓은 내용입니다. 화엄경을 달이고 또 달여 낸 진액 같은 게송으로 770자로 되어있습니다.

월호 스님이 풀어 설명하는 강설은 마치 이야기보따리 같습니다. 하기야 80권이나 되는 화엄경을 770자로 줄여 담았으니 하나의 글자가 뜻이고 한 줄 한 줄의 글이 이야기입니다. 

불'교에서 나의 고통의 원인은 '나', 즉 아집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종교에서는 나의 고통과 행복은 '신'에게 달려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집'에 그 원인을 두지 않습니다. 때문에 수다원과에 이를 수 없는 겁니다. 나의 고통, 행복, 불행은 나의 작품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믿는 사람이 수다원입니다.' -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 28쪽

절에서 하는 행사 끝부분에는 대기 사홍서원,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을 합니다. 그리고 정을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은 부처님에게 건강, 부, 출세, 행복 등 자신이 소원하는 것을 달라고 빕니다.

서원과 소원을 비는 것은 다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소원을 들어달라고 극진히 기도합니다. 스님께서는 '○○을 해 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소원을 비는 것이고, "○○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서원이라며 불교는 서원 종교라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우리는 평상시에 "부처님 ○○○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을 연습해야 합니다. 만약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겠습니다. 부처님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십시오"라고 해야 합니다. 건강하고 싶으면 "부처님, 제가 적당히 먹고 적당히 운동해서 건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십시오"라고 하는 겁니다. -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 112쪽

이야기보따리 같은 글들을 읽고, 수많은 신들을 꾸려놓은 듯한 내용을 새기다 보면 마음으로 그리던 부처님이 연꽃으로도 피고, 백합으로도도 피고, 들국화로도 피며 화엄의 세계를 열어갑니다.

읽다보면 웃을 일 생겨 웃고 있어

책 말미에 부록으로 실린 <화엄경 약찬게> 전문 까지를 읽고 나면 책을 열면서 읽었던 머리글에 실려 있었던 글을 다시 읽게 됩니다.
  
'웃을 일이 생겨서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웃음으로써 웃을 일이 생기게 만드는 것은 화엄의 이치를 터득한 이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하하하! 웃자, 웃을 일이 생긴다." -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 7쪽

월호 스님이 강설한 <화엄경 약찬게>를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웃을 생겨 웃고 있으니,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을 일독하는 건 행복한 삶을 위한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는 것과 같은 행복한 독서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강설 월호 / (주)조계종출판사 / 2016년 2월 29일 / 값 15,000)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

월호 지음, 조계종출판사(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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