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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후보 경선의 '슈퍼 화요일' 대결을 전망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대선후보 경선의 '슈퍼 화요일' 대결을 전망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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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가 최대 승부처인 '슈퍼 화요일'을 맞이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3월 1일(현지시각) 전국 13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른다. 이날 승패에 따라 사실상 판세가 결정된다. 대승을 거두면 대선 출마가 눈앞에 보이고, 대패를 당하면 만회가 어렵다.

역대 경선에서 슈퍼 화요일의 승패와 최종 결과가 어긋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후보들이 총력전을 펼친다. 물론 레이스는 7월에 끝나지만, 슈퍼 화요일을 승리로 이끌면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으며 남은 경선도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이날 13개 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선이 동시에 실시되는 곳은 앨라배마, 아칸소, 조지아,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오클라호마, 테네시, 텍사스, 버몬트, 버지니아 등 10개 주에 달한다.

여기서 승부가 나지 않더라도 3월 15일 열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이 되면 확실한 윤곽이 드러난다. 특히 공화당은 이때부터 1위가 모든 대의원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적용한다. 15일이 지나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전체 경선 일정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굳히기' 나서는 힐러리... '반전' 노리는 샌더스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2연승을 질주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4차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48% 포인트 격차의 대승을 거두며 경쟁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클린턴은 지난 2월 29일 CNN이 공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2월 24∼27일) 결과 5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8%에 그친 샌더스를 17% 포인트 차로 앞섰다. 클린턴은 유세에서 샌더스가 아닌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공격하며 이미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처럼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첫 1, 2차 경선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선전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샌더스는 2연패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선거전문가들은 샌더스가 경선 동력을 이어가려면 슈퍼 화요일에 최소 5곳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샌더스는 지난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유세를 아예 건너뛰고 슈퍼 화요일에 집중해왔다. 고학력 백인 유권자를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 샌더스는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를 포함해 콜로라도, 미네소타, 매사추세츠, 오클라호마, 버지니아 등을 공략하고 있다.

샌더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완패한 뒤 "아직 기회가 남아있고,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우리의 풀뿌리 정치혁명은 경선을 거듭할수록 성장할 것이고, 뒤가 아니라 앞을 바라보고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샌더스는 정당 임원이나 현직 의원으로서 자유롭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슈퍼 대의원 확보에서도 클린턴에 크게 밀린다. 만약 패하더라도 격차를 최소화해서 슈퍼 화요일을 버텨낸 뒤 수백 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 뉴욕, 미시간 등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클린턴은 흑인 유권자가 많은 텍사스, 조지아, 테네시, 앨라배마 등에서 압승이 예상된다. 오히려 접전 지역인 매사추세츠, 오클라호마 공략에 집중하며 슈퍼 화요일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각오다.

'기세등등' 트럼프, 누가 발목 잡을까

공화당은 선두주자 트럼프가 대부분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에서 3연승을 질주하며 기세가 대단하다. 상당수 선거전문가는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을 기정사실로 여길 정도다.

CNN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절반에 이르는 4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16%, 3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15%를 압도했다. 앞서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현재까지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가장 거물급 인사다.

독설과 기행을 일삼는 트럼프의 대선 경쟁력을 우려하는 공화당 지도부는 직접 후보 선출에 개입하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 개최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트럼프의 기세가 막강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인종차별과 세금 논란이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 'KKK'(Ku Klux Klan)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가 지지를 선언하면서 트럼프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아버지가 1927년 KKK의 폭동에 참가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트럼프가 경쟁 후보들의 요구에도 납세 자료 공개를 거부하면서 불법 탈세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크루즈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마피아와 거래하는 것 같다"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처럼 트럼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공화당 지도부는 '온건 보수' 루비오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슈퍼 화요일에 최대한 선전해서 격차를 줄인다면, 역전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다.


태그:#미국 대선, #슈퍼 화요일, #버니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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