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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홍 학생
 한지홍 학생
ⓒ 강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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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좋다~!"

추임새를 넣는 소리에 애 뗀 모습의 한 소년이 어깨를 들썩들썩하면서 오광대 탈놀음을 신명 나게 선보인다. 즉석 공연인데도 차분하게 탈춤과 대사를 줄줄 풀어나가는 게 당차보인다. 경남 무형문화재 제37호 김해오광대 여섯 마당 중 둘째 마당인 노름꾼 마당으로 무시르미 역할을 한 아이, 봉명초 3학년 한지홍 학생이다.

김해오광대 허모영 사무국장으로부터 소개받아 가야의 거리인 오광대홍보관에서 지홍군을 만나 김해오광대를 사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홍 군은 2015년 5월 가야문화축제 때 김해오광대 축하공연을 보면서 탈에 빠지고 흥에 취해 4시간 넘게 탈춤을 따라 하며 뒤풀이까지 끝나서야 자리에 일어났던 것들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도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김해문화원 지하 연습실에서 전수를 받고 있다고 한다. 늘 오광대를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라고 한 군의 부모님이 알려주었다.

지홍군의 부모는 처음엔 반대했다. 하지만 아이가 무척 좋아하고 끼가 있어 보여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조건으로 허락하였다. 어릴 때부터 한군 부모는 박물관이나 민속관에 아이에게 많이 보여주는 것을 교육으로 삼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어느 날 탈을 보고 관심을 보여 보성, 통영, 사천, 안동탈 문화 등을 갔다 올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정해지면 끝까지 보고 온다고 한다.

그런 것들이 한 군이 탈에 대한 이야기, 역할, 여섯 과장, 춤사위, 추임새, 대사 등은 오광대단원들도 놀랄 만큼 잘 알고 있다.

탈에 궁금한 것들은 바로바로 인터넷이나 단원 어르신에게 알아보고 실천하는 자세와 노력이 빚어낸 결과다.

김해문화원 지하 연습실에 오후 6시 20분부터 일찍 나와 꽹과리, 장구를 다루는 법을 하나하나 단원들이 전수해 준다. 오후 9시까지 힘들어도 자기 역할이 올 때까지 쉬지 않고 집중한다. 어머니가 없는 날이나 일하고 있을 때 스스로 걸어가 연습에 임한다.

처음 공연을 시민의 종 앞에서 시작했는데 9~10분의 자기 역할에 심취할 정도로 관중들로부터 빠져들게 만든다. 시민들은 지홍 군을 보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정도로 감탄했다고 한다.

어느 공연을 다녀도 관람객들에게 김해오광대를 알리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해오광대 너무 좋아요"

공연에도 여러 번 참여한 지홍 군은 집에 와서도 탈 소품을 들고 와 다시 재현해 보고 만드는 재미에 빠져든다. 지홍군은 무시르미 탈은 내 얼굴에 맞지 않아 직접 나의 얼굴에 맞는 탈을 만들어 탈춤공연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허모영 사무국장은 "김해문화원에서 탈놀이 무시르미 역할을 전수받아 공연에도 여러 차례 참여하여 김해오광대을 사랑하고 자부심이 넘치는 아이로 성장하여 기쁘다고" 말했다.

오광대는 앞으로 한지홍군처럼 탈놀이의 얼을 전수하는 후진 양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옛 선조들의 멋과 여유 그리고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작금의 현실에 필요하다. 지홍군이 있어 오광대의 미래는 밝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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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해오광대, #오광대, #탈춤, #탈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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