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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인 2012년 초. 그해 4·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박근혜 당시 의원과 자신을 연관 짓는 친박 마케팅에 열중했다.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예비후보들은 박근혜 후보와 찍은 사진을 현수막에 넣어 홍보하는가 하면, 기자회견 때마다 박근혜를 거론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해 8월 20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됐지만 일찌감치 대선 후보의 유력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현재, 4·13 총선을 불과 3개월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예전과 같은 친박 마케팅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는 이상할 정도로 '박근혜' 언급 안 해"

2012년 4·11 총선을 일주일 앞둔 3월 25일 울산 북구 화봉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하고 있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당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친박을 내세웠지만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2012년 4·11 총선을 일주일 앞둔 3월 25일 울산 북구 화봉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하고 있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당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친박을 내세웠지만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 새누리당 울산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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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 대표가 된 이후 보수성향이 강한 울산에서는 선거 때마다 공천권을 따기 위한 박근혜 마케팅이 치열했다. 공천 경쟁에서 승리해 본선에 오른 후보들도 박 대통령의 지원 유세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런 풍속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현재 울산에서는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의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6개 지역구를 전원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는 터라 예비후보들은 현역의원을 누르고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너도 나도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구호나 표시 그 어느 곳에서도 박근혜 마케팅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울산지방경찰청에서 선거 사범을 담당하는 한 경찰은 "올해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거론하지 않아 이상할 정도"라고 했다. 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이나 우호적인 인상을 심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만도 하지만,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이를 마다하고 있는 것일까.

지역 정가의 말을 종합하면, 이 같은 현상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 있다. 그중 하나가 현재 박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들을 울산시민들이 지지하는지 여부를 확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이나 최근 벌어진 일본군 위안부 한일 협상을 들 수 있다.

새누리당 한 예비후보 캠프 측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개인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당론을 따를 수밖에 없다,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지역분위기 때문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 캠프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박근혜 대통령을 거론하는 예비후보들이 없다는 것은 정치의 비정함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마케팅이 사라진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새누리당 내의 역학관계다. 섣불리 박 대통령을 거론하고 옹호하다 김무성 대표 등 비박 측의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이들 후보 외 치적 부풀리기 의정보고서를 배포해 예비후보들로부터 "불공정 선거다"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울산의 새누리당 국회의원 6명 중 소위 진박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극소수인 데다, 이들 역시 예비후보들과 동변상련의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울산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중구의 경우 이동우 전 울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 강용식 새누리당 중앙당 상근전략기획위원, 조용수 전 중구청장 등으로, 현역 4선의 정갑윤 국회부의장에게 공천 도전을 신청한 상태다. 남구갑에서는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박순환 전 울산시의회 의장도 출마준비를 하면서 현역인 이채익 국회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북구는 윤두환 전 국회의원과 강석구 전 북구청장 등이 현역 박대동 국회의원을 상대로, 울주군에서는 강정호 변호사, 김두겸 전 남구청장, 김문찬 울산대 교수 등이 현역 강길부 의원에 맞서고 있다. 동구와 남구을에서는 현역 백맹우 의원과 안효대 의원에 맞선 예비후보가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새누리당 울산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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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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